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 11일 새만금 방수제 턴키공사 7개 공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마감한 결과, 총 33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도내 건설업계에서도 50여개사가 각 컨소시엄에 5∼30%의 지분을 가지고 참여했다.
이들 참여 업체들은 확보 지분에 따라 수억원에 달하는 설계비를 분담하는 조건으로 컨소시엄에 참여, 수주여부가 회사 손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업체들은 대표사들의 경쟁구도에 촉각을 세우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모회사 및 관계회사를 동원해 2∼4개 공구에 중복참여하거나, 최대 30%의 지분을 확보한 일부 업체들의 경우 수주에 실패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설계비가 공사금액의 3∼4%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금액이 1038억원인 동진3공구에서 10%의 지분을 확보한 업체의 경우 3억∼4억원의 설계비를 분담해야 하는데, 수주에 실패하면 사실상 해당금액 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개 이상 공구에 중복참여한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지만, 1건이라도 수주한다면 탈락 공구의 설계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모험을 감수한 업체도 적지 않게 눈에 띄고 있다. 여기에는 방수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새만금 내부개발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일종의 자존심 싸움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2개 이상 공구에 참여한 도내 A업체 관계자는 "설계비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1개 공구만 수주하면 나머지 공구의 설계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업체 입장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대표사들의 경쟁구도만 쳐다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는 "도내 대부분 업체들의 지분을 보면 공사금액이 50억원에서 100억원에 불과하지만 새만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참여 업체들 모두 수주 가능성에 기대하며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