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이가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해 밥알조차 씹기 어려웠다. 80㎏이 넘던 몸무게는 60㎏으로 줄었다.
이런 이씨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참을 수 없던 이가 있었다. 지난 5년간 이씨를 진료해 온 덕진재활의학과의원 최영태 원장이다. 전주시의사회 산하 봉사모임 '사랑나눔회'회장이기도 한 최 원장은 회원들에게 이씨의 딱한 사정을 알렸고 십시일반으로 150만원을 모았다.
이씨는 이 돈으로 위·아래 이 19개를 뽑았고, 오는 25일 틀니 시술을 받으면 김치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치료를 맡은 '아름다운 치과' 양명철 원장도 기꺼이 수술비에서 100만 원의 부담을 덜어줬다.
"며칠 전 TV에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기념비 제막식 하는 것을 봤습니다. 생면부지인 저에게 도움을 준 이분들도 '얼굴 없는 천사' 아닌가요?"
얼마 전까지 절망 속에 살았던 이씨의 눈빛엔 삶에 대한 의욕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