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신(新) 모계사회 - 장세균

남녀평등이 일반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여성 발언권이 높아졌고 여성 취업의 문도 활짝 열려져 있다. 여성의 사법고시 합격률이 해마다 늘고 있어 얼마 지나면 여성의 사법고시 합격률이 절반을 훨씬 넘어 70%대에 육박할지도 모른다. 여성 대법원장의 출현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격변기의 한 가운데 우리가 서있다. 몇해 전만해도 남자 아이를 선호하여 임신부들은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기위해 산부인과에서 양수검사를 하기도 하여 딸이면 미리 유산을 단행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 보건 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옛날과 달리 지난 2006년도에는 약 11%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여자아이 출산률도 남자 아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의 아들 유머 시리즈에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남남, 군대 가면 손님, 장가들면 사돈의 아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이고 빚진 아들만이 내 아들이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있다. 가정에서의 아들의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새로운 모계사회의 출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류역사는 큰 사이클로 보면 반복의 역사일수도 있다. 원래 구석기 시대인 수렵채취 시대에는 모계사회(母系社會)였었다. 그 당시는 인간이 노동력의 주체이기 때문에 임신, 출산, 육아를 담당하는 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아기의 출산은 공동체의 경사(慶事)였을 것이다.

 

그런 단계를 미국의 인류학자 모건(Mogan)은 모든 여자는 모든 남자에게, 모든 남자는 모든 여자에게 속하는 군혼(群婚)단계의 모계사회였다고 표현한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러 농경사회가 되면서부터 농토에 소유주가 있게 되고 남자의 노동력이 주축이 되면서부터 부계사회로 넘어왔다. 남아 선호 사상도 이때부터 생긴것이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시대를 언급했다. 인류의 제1의 물결은 농경사회로의 진입이었고 제2의 물결은 산업화 시대로, 제3의 물결은 지식 정보화 시대로의 진입을 말한다. 지식 정보화 시대는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두뇌시대를 말한다. 여성의 활로(활로)가 두뇌시대로 되면서 신(新) 모계사회가 출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