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KCC 농구 팬들 뿔났다

챔피언 결정전 5~7차전 서울 개최…지역 연고 무시 발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요? 의견 수렴 등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지역 농구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전주KCC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빠짐없이 경기장에 찾아와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데 정작 결승전은 TV로 봐야 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프로농구연맹(KBL)이 2009 ∼ 2010 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일부 경기를 지역 연고와 상관없이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전주KCC농구팬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L은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서울과 일부 지역 간의 체육관 시설, 관중 수용 규모 등의 격차를 감안하고 관중수와 미디어 관심을 높이기 위해 챔피언결정전 5~7차전 경기를 서울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따라서 올 시즌부터 전주KCC를 비롯한 지역연고 팀들이 결승에 진출할 경우 연고지역에서 각각 2경기씩 경기를 가진 뒤 우승(7전4선승제)이 가려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경기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치른다.

 

김민기씨(31·전주시인후동)는"지난해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KCC가 서울삼성을 물리치고 정상에 서는 모습을 전주경기장에서 지켜봤다"며 "이제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없다니, 화도 나고 납득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최소희씨(20·전주시삼천동)도"KCC가 2년 연속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데 일반 경기도 아니고 결승전을 서울에서 연다니 기가 막힌다"며 "서울로 원정 응원을 가면 교통비는 KBL에서 주는 거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KCC는 현재 5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울산모비스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KCC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이런 논의는 있었다. KBL이 결정했으면 각 구단들은 좋든 싫든 방침에 따라야 한다. 열렬한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는 홈팬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