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예능최초 남극행 떨리네요"

1박2일 촬영 방문 앞두고 남극 공부

"네, 선배님. 괜찮아요. 잘 됐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0일 KBS에서 만난 개그맨 이수근은 인터뷰 도중에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연방 웃으며 고마워했다. 통화가 끝나고 누구에게서 걸려온 전화인지 묻자 그는 강호동이라고, 늘 이렇게 '1박2일' 멤버들을 가족처럼 챙겨준다고 답했다.

 

강호동은 '1박2일'의 동료이자 후배인 이수근의 득남을 축하하고, 아내의 안부를 물으러 전화했던 모양이다.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1박2일' 성공 비결은 아마 구성원들의 이토록 끈끈한 정에 있을 것이다.

 

사실 이수근은 개그맨 출신이면서도 '1박2일'에 합류한 초기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웃음을 주기보다 묵묵히 일만 하는 그를 보고 시청자들이 '국민일꾼'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그는 당시에 대해 "공개코미디만 하다보니 버라이어티에 잘 적응하지 못해 허우적댔다"며 "누굴 참고할 정신도 없이, 그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거짓말처럼 프로그램에 완전히 적응했고, 속고 속이는 버라이어티에서 '앞잡이'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1박2일'의 인기도 그의 활약과 함께 올랐다. KBS는 지난해 말 연예대상에서 강호동에게 대상을 준 데 이어 그에게 우수상을 수여해 그의 노력을 인정해줬다.

 

이수근은 "당시 후보들이 쟁쟁했기 때문에 수상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면서도 "(멤버들이) 함께 노력했는데 혼자 받은 것이 미안했지만, 다들 이해해주고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우수상을 받은 기념으로 한턱 내기도 했느냐는 질문에는 "강호동이 대상을 받았기 때문에 거기 묻어갔다"며 웃었다.

 

그는 '1박2일'에 대해 "사람이 살면서 평생에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는데, '개콘-고음불가'가 첫 번째 기회라면 '1박2일'이 두 번째 기회였다"며 "'1박2일'을 하면서 세 번째 기회인 사랑하는 아내도 얻었다"고 자기 삶의 복에 대해 신이 난 듯 설명했다.

 

알아보고 친근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것도 그 복의 일부다. 멀리서 인사를 하고는 다가와서 아는 사람인 줄 알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짜고짜 "소주 한잔하러 가자"고 팔을 잡아끄는 아저씨들도 있다.

 

그는 얼마 뒤 있을 '1박2일'의 시청자 투어 이벤트에 벌써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작년 이벤트도 새록새록 생각나요. 그때 대형차 운전면허를 따서 팀을 다 싣고 갔던 기억도 나고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제대로 팬서비스를 해줄 참입니다. 끼나 재능도 많이 보여주고요."

 

예능 최초의 남극행도 가슴 떨리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걱정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책과 영상물을 통해 남극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며 "남극에는 세종기지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가장 먼 대한민국이 된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눈을 녹여 빙수를 만들어 먹겠다며 눈빛을 반짝이기도 했다.

 

'1박2일'에서 그가 없어서는 안 될 이유가 있다. 그가 최고 인기 코너인 '복불복 게임'의 아이디어 상자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한 만큼 이 부분은 그가 독보적이다. 물론 모든 멤버가 회의에 참여하고 다른 멤버나 제작진이 제안한 게임도 많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출연진들에게 힘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는 전성기를 맞은 지금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1박2일'과 '개콘' 활동을 계속하면서, 얼마 전에는 은지원의 노래 '160'에서 코믹한 랩 피처링을 맡았고 강변가요제 입상자답게 '갈 데까지 가보자'와 '해피송'에 이은 자신의 앨범도 준비 중이다.

 

이수근은 "언젠가 '1박2일'도 시청자들이 물리고 지루해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며 "그래서 시청률이 치솟아도 긴장을 풀 수 없다. 늘 한결같이 꾸준하게 프로그램에 임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