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우노앤컴퍼니' 성공신화 쓴다

가발원사로 세계시장 우뚝…신기술로 일본 따라잡아

우노앤컴퍼니 김종천 대표(가운데)가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도내 한 중소기업이 가발로 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하며 지역 중소기업의 성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가발원사 제조업체 우노앤컴퍼니(대표이사 김종천). 설립된 지 11년만에 관련 분야 국내 정상의 여세를 몰아 세계 3위의 자리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99년 7월 완주에서 4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우노앤컴퍼니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발용 원사를 미국과 중국, 아프리카 등 해외 20여국에 수출하는 국내 최고의 가발용 원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가발 수출의 제2의 부흥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40여년간 세계 시장을 독점해 왔던 일본 업체와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학(성균관대 동양철학)졸업 후 전공과는 전혀 다른 전북대 섬유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은 김종천 사장이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대학내 실험실에서 4명의 동료들과 가발용 원사 개발에 성공한 직후 회사를 설립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1960년대 국내 수출의 효자상품이었던 국내 가발시장은 인모(人毛)에 대한 가격 경쟁력 상실과 기술력 부족으로 크게 쇠퇴한 상황. 특히 세계 고급가발용 합성원사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40여년간 좌지우지할 정도로 독점적 위치를 갖고 있었다.

 

"당시 미국시장에서 가발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났었죠. 그런데 가발시장은 원사를 공급하는 일본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형태'를 띠고 있었죠. 그래서 고급 원사를 개발하면 국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기업과 40여년이 넘는 기술력 차이에서 출발한 김 사장은 창업 7년째인 2006년 꾸준한 연구개발의 덕분에 기존 가발 원사의 문제점인 높은 내열성과 엉킴방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일본 기업들도 겨우 개발할 정도의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것으로, 우노앤컴퍼니는 7년만에 40여년의 격차를 줄였다.

 

이로인해 우노앤컴퍼니는 세계 시장에서 기술을 인정받게 됐고, 브랜드 가치는 급상승했다. 그 영향으로 이듬해부터 일본 기업들의 주력 시장중 하나인 미국시장을 양분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매출액이 54억원에서 2007년에는 87억원, 2008년에는 157억원으로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주요 생산제품인 PVC(폴리비닐클로라이드) 가발원사는 일본의 덴카사(점유율 52.5%)와 가네카사(점유율 37.5%)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열에 약한 PVC 가발원사를 보완한 고내열 난연성인 난연 PET(폴리에스테르) 가발원사는 일본의 가네카와 우노앤컴퍼니만 생산하고 있다. 향후 우노앤컴퍼니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 최대의 가발 소비지역인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이달 15일에는 코스닥에 상장한 우노앤컴퍼니는 올해부터 아프리카와 완주에 생산공장을 신·증설할 계획이다.

 

일본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현재 90명의 종업원들에 의한 생산능력을 200~300%까지 확대할 전략으로, 오는 2012년에는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종천 사장은 "올해부터는 세계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코스닥 상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으로, 앞으로 고급 가발시장에 진출하는 등 모발 관련 종합 비즈니스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