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연두순시 민원 봇물

대부분 실현 가능성 희박…익산시, 검토 등 원론적 답변 일관

6·2 지방선거를 앞둔 기초자치단체장의 읍·면·동 새해 연초방문이 시기가 시기인 만큼 실현 가능성 없는 민원 해결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행정기관도 어정쩡하게 대응, 행정력 낭비와 선거를 겨냥한 표밭다지기 등 각종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새해 시정 설명과 주민의견 청취 등을 위해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하루 3곳의 읍·면·동을 순회하는 통상적인 신년 업무로 주민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여를 앞둔 시점에서 열리는 간담회 탓인지 일부 시장 후보 출마자들로부터 선거를 의식한 전형적인 얼굴 알리기용 겉치레 행사란 거센 비판을 사고 있는데 예년에 비해 훨씬 많아진 현실성 없는 민원 해결 요구에 행정의 답변 또한 원론적인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15일 신동지역 주민과의 간담회에서는 땅값이 비싼 신동주민센터 부근 주택을 시에서 구입해 주차장으로 활용토록 해달라고 요구했는가 하면 대학로에 주차장 및 누미나리 그릴 등을 설치하는 대학로 활성화 지원대책 마련, 계문동 8개 마을을 통행할 수 있는 농로 포장, 원광 효도마을 진입로 확포장 등 주민들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크고 작은 민원 해결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또한 평화동의 한 주민은 전라선 복선화 공사에 따른 열차 소음 해결을 위해 평화 제일아파트 인근에 터널식 방음벽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고, 또다른 지역 주민은 마을앞 농수로로 인한 악취 해소 방안을 촉구하는 등 익산시 업무와 아무런 관련 사항도 없는 민원 해결도 무작정 요구했다.

 

주민들의 이같은 막무가내식 민원 요구에 대해 익산시의 답변도 명확치 않아 주민들에게 오히려 불만대상이 되었다.

 

요구하는 민원마다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답변 행태인 연구·검토 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못해 과연 누구를 위하고 무엇 때문에 열리는 주민간담회인지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거를 앞둔 만큼 주민의 요구 사항이 다양해지고 양도 많아진 것 같다"면서 "주민 의견에 대해 시원스런 답을 내놓고 싶지만 선거법 저촉 여부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연두순시를 맞아 단체장의 현장방문 때마다 직원을 배치해 선거법 위반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밀착감시'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