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전주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는 766개 사업장에 90억3300만원의 임금이 청산되지 않았다. 근로자 수는 2446명에 이른다. 현재 진행중인 사건이나 세밀한 점검이 필요한 사업장을 제외하고 있어 실제 체불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같은 임금체불 현상은 전국적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국내 근로자 임금 체불액이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동안 신고된 임금체불 규모는 17만726개 사업장에 1조2419억 원이다. 12월분을 제외하고도 전년도 체불액 9561억 원을 30% 가량 웃돈다. 같은 기간 체임 근로자수는 28만 명에 육박, 전년보다 10% 늘었고 피해자 1인당 체불액은 450만 원에 이르는 역대 최고액이다.
이처럼 임금체불이 폭증한 것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의 40% 정도가 30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기 활성화가 중요하겠으나 단기적으로는 사업주의 악의(惡意) 여부를 따져 대처해야 할 것이다.
먼저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에게는 형사 제재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반복적 체불, 재산은닉, 집단 체불후 도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악덕 사업주는 벌금형 보다는 인신 구속과 경영상 제재 등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악덕 체불사업주를 지역사회에 공개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
반면 경기 악화에 따라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체불이 불가피한 사업장의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부제도 등 사회정책적 지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도산기업의 경우 국가가 일정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체당금을 지급하는 임금채권 보장제도와 임금체불 근로자의 소송비용을 지원하는 무료법률 지원제도 등도 추진해야 한다.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미취업자와 실업자가 늘어나는데 임금체불까지 급증한다면 서민들의 삶은 벼랑끝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관계부처와 정치권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