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갈 땐 쇠고기고, 친정 갈 땐 돼지고기냐?"
"남편은 돈 버는 기계냐? 직장 상사한테 깨지고 왔는데, 웬 상사편?! 자기가 상사 와이프야?"
신혼처럼 매일매일 달콤하기만한 행복? 잡지에서 오려놓은 듯한 예쁜 우리집? 하지만, 연애할 때 "너 없이 못 살아"가 "너 때문에 못 산다"로 바뀌는 게 현실이다.
'눈 흘기며 보러왔다가 팔짱끼고 나간다'는 한 관객의 평이 딱인 연극 '여보 고마워'가 전주에 온다. 30일과 31일 오후 2시·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박준규와 오정해가 부부로 나오는 '여보 고마워'는 10년차 부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 공학박사 출신인 주인공 '준수'는 연구직을 때려치우고 보란 듯 사업에 나섰다가 망하고, 6년째 백수로 지내고 있다. 아내 '미영'은 실제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잘나가는 대학 교수. 이들 부부는 가정에서의 역할이 바뀌면서 갈등이 깊어만 간다. 하지만 남편이 암에 걸리고, 수술 여부를 놓고 싸우던 이들은 행복했던 추억과 소소한 일상을 떠올리며 화해에 이른다.
극본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과 드라마 '금촌댁네 사람들'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고혜정씨 작품. 결혼 생활 11년의 경험에서 나온 진솔한 웃음과 눈물이 자칫 잊고 살기 쉬운 따뜻한 부부애를 되살린다.
연출을 맡은 허회진씨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이라며 "실제로 이혼을 앞둔 부부가 자녀의 손에 이끌려 연극을 보고 화해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공연의 주 관객층은 30~40대 부부들. 현실감과 생동감 있는 맛깔스런 대사에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유쾌하다. 극 중간중간 배우가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가수가 등장해 뮤지컬과 콘서트 같은 독특한 형식을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