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수필가 김경희 '나이의 무게' 펴내

무심한 세월…넉넉한 가슴으로

"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연애편지 한 번 잘 써봐야겠다, 영화 감상문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꾸준히 이 길로 간 것이지요."

 

좋은 수필사가 펴낸 수필가 김경희씨(64)의 수필선 「나이의 무게」. 30 여 년 간의 수필인생을 정리하는 기분이 들었다는 그는 '나의 결핍의식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구나 싶은 위안이 들었다'고 적었다.

 

첫 작품'솥과 인간관계'는 그가 펴낸 첫 수필집 「둥지 안의 까치 마음」에 실린 글. 수필집 「매받이·징의 침묵」,「나의 연하장」,「나그네」 등에 실린 글을 통해 문학활동을 해왔던 삶의 과정이 되펼쳐졌다.

 

이번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나이의 무게'는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을 넉넉한 가슴으로 대하며 나이의 무게만큼 의연해져야겠다고 스스로 다잡는 글. 그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생각하게 되듯, 어제의 글보다 좋은 오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데 즐거움과 고민이 있다며 일백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는 합죽선 제작 과정과 수필 인생이 같다고 했다. 그만큼 수필은 세월을 두고 묵혀 정신을 다듬이질하고, 영혼의 다리미질을 한다는 작업과 같다는 뜻인 것 같다.

 

"수필을 쓰면 수필로 죽어야지 시인 행색을 할 생각은 없다"그는 "좋은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정신은 가지고 가다가 쓰러져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그는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위원회 감사와 양지노인대학 수필창작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