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모씨(23)는 지난해 12월 한 파일다운로드 사이트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5000포인트 무료 이용권이었다. 기본적인 몇가지 정보를 입력하고 영화와 음악 등을 다운로드했다. 며칠 후 해당 사이트로부터 '9900원이 결제 되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확인했지만 누구도 결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사이트에 수차례 전화한 끝에 연결된 상담원은 어색할(?) 정도로 쉽게 결제를 취소해 줬다.
자동결제 된 이유를 묻자 "무료이용이 끝나면 자동으로 결제된다는 약관에 동의를 했기 때문에 따로 취소하지 않으면 정액요금이 결제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은 정모씨(31)는 카드와 함께 배달된 '10일 무료 다운로드'권을 보고 바로 회원 가입을 했다. 바쁜 생활에 쫓겨 정작 한 번도 이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음달 그의 휴대 전화 요금 고지서에는 1만 2000원이 사이트 이용 요금으로 청구됐다.
서비스센터를 통해 간신히 결제 취소를 요청했지만 환불은 받지 못했고 자동 결제만 취소했다. 불쾌한 기분에 바로 탈퇴했다.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가 범람하면서 '눈속임' 마케팅에 의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업체들은 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무료이용기간이나 포인트가 소진된 가입자들이 별도로 유료서비스로 전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매월 일정 금액이 결제되도록 하면서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피해 사례는 공정거래위원회뿐만 아니라 소비자고발센터에도 거의 매일 꾸준히 접수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에는 피해자 모임 카페도 개설됐다.
전주 YMCA 관계자는 "사전에 가입자에게 고지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유료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은 부당한 행위"라며 "해당 업체 서비스센터나 관계자에게 알려 약관을 꼼꼼히 따져 보면 결제를 취소할 수 있고 환불받을 수 있는 사항"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