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여성운전자 위한 범죄예방법 - 권명호

권명호(남원경찰서 경무과)

계속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생활고와 카드빚 등을 해결하기 위한 강력범죄가 연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운전자들을 노린 납치, 강도 등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주차습관을 바꾸면 범죄에 노출될 확률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지하주차장이건 지상이건 간에 주위가 개방되고 밝은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으며, 시내에서 볼일을 볼 경우 짧은 시간이라면 관리자가 상주하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또한, 앞유리에 상시 주차번호판을 부착하는 것보다는 부득이하게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곳에 주정차를 할 경우에만 메모지를 사용해 연락처를 남겨놓는 방법으로 범죄자들이 연락처를 악용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여성 혼자 운전하는 경우 차에 오르자마자 문을 잠그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여성운전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준비하는 자들에게 차에 오르기 전에 가방 정리를 하거나 운전석에 앉고 나서도 화장을 하고, 전화통화에 신경을 쓰는 등 무방비 상태의 운전자들이 손쉬운 목표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범죄자들은 고의로 사고를 냄으로써 범죄를 실행할 기회를 엿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고를 낸 뒤 교통법규지식과 운전실력이 미약한 초보여성운전자들을 상대로 공갈협박을 하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강도와 성폭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사고가 나는 경우 대부분의 여성운전자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행이 드문 외곽도로에서의 사고 시 인명피해가 크다거나, 통행을 하지 못할 정도의 사고가 아니라면 차에서 내리지 말고 우선 경찰서(112)에 신고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대처법임을 강조하고 싶다. 경찰관이 도착하는 시간을 몇 초 앞당기는 것만으로 범죄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이 됨을 알아야 한다. 상대방 운전자가 선량한 시민이라면 불안정한 심신상태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차에서 내리지 않는 여성운전자를 뭐라고 할 사람은 없으며, 경찰관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 할지라도 출동을 나온 것에 대해 불평할 경찰관은 없다. 경찰관은 그 불안해하는 마음까지도 어루만져줄 의무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운전을 하는 경우, 가족이나 친구에게 항상 목적지를 알려둘 것을 당부하고 싶다. 만에 하나 불상사가 일어나더라도 예정된 일정에서 벗어났음을 주위 사람들이 좀 더 빨리 알게돼 신고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며, 신속한 대처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위의 여성운전자들을 범행목표로 삼고 있는 범죄자들이 있다. 여성운전자 스스로 범죄로부터의 주의를 다하는 것은 범죄자들의 범행의지를 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권명호(남원경찰서 경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