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드라마 트렌드 '크거나 독특하거나'

지난해 막장 드라마는 지고 완성도 높은 대형기획 뜬다

전국 시청률 30%를 뛰어넘고 있는 드라마 추노의 한장면 (desk@jjan.kr)

 

드라마가 변하고 있다.

 

2009년은 소위 '막장드라마'가 그 해를 대표할 정도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 드라마들은 TV에 주제곡만 흘러도 설거지 하던 주부부터 아이들까지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극단적인 설정 때문에 비난도 받았지만 그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이와 유사한 소재의 드라마들도 대거 등장해 안방을 찾았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을 저절로 미소 짓게 한 밝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KBS)와 '내조의 여왕'(MBC), '시티홀'(SBS) 등도 지난해 안방에서 사랑받은 드라마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블록버스터급 KBS 드라마 '아이리스'가 제작되면서 대형 드라마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아이리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추노'도 이 대열에 합류하며 전국 시청률 30%를 가볍게 넘겼다.

 

이와 함께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명문대로 이끌기 위한 선생님들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공부의 신'도 기존 사랑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던 드라마와 차별화 전략을 펴며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드라마 경향은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제작 논의 중인 드라마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여자 대통령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 '대물'과 1960~1970년대 서울 강남 개발을 다룬 시대극 '자이언트'가 대형 기획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골프 드라마 '버디버디'와 홍콩 영화 '첨밀밀'을 드라마로 다시 만드는 작품이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로 꼽을 수 있다.

 

KBS 드라마국 한준서 책임프로듀서는 "단단한 기획단계를 거친 대형 기획 드라마들이 안방을 찾으며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대형 기획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이어진다면 올해의 '밝거나 독하거나'에서 '크거나 독특하거나'로 변해가는 드라마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