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퇴직 공무원 출신 모임 '보람회'

9일 10주년 기념행사…매달 2만원 '십시일반' 올해까지 8300여만원 지원

퇴직공무원과 사회인들로 구성된 보람회 회원들이 9일 정기모임을 갖고 정성껏 모은 성금을 사랑의 열매에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지역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지난 2000년 3월 14일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퇴직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직된 보람회(회장 강성원·전 도지사).

 

전직 도지사와 시장, 군수를 비롯한 직급별 공무원 20명이 참여해 구성됐지만 이후 취지에 동감한 현역 직장인들도 참여해 현재 유효회원은 50명을 넘겼다.

 

회원 황병근씨(77.전 전북도립국악원장)는 "더 늙으면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정성이모이면 큰 사랑이 되고,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사랑을 실천하면 보람도 훨씬 크게 돌아오거든요"라며 모임의 의미를 전했다.

 

9일 정오, 전주시 풍남동 한국집에서 보람회원 20여명은 10주년을 자축하는 조촐한 모임을 열고 정성껏 모은 성금을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이날 축하모임에는 그간 보람회의 도움을 받은 이들도 참석해 그간 품어 온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회원들은 매월 2만원의 회비를 냈고 이렇게 모인 돈은 고스란히 불우이웃 돕기에 쓰였다. 정기 모임도 술자리 대신 오전 7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같이 하며 진행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더 많은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10년간 120차례에 걸친 정기 모임으로 모은 회비 8298만원은 모두 이웃에게 돌아갔다.

 

보람회에게 받은 도움을 잊지 못해 이날 자리에 참석한 오모씨(55·전주시 중화산동)는 "어려운 형편에 폐결핵에 걸려 건강을 잃고 고생이 많았는데 보람회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데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고모씨(56·전주시 동완산동)는 "고혈압에 합병증이 닥쳐 일곱살 난 손자를 돌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보람회 덕분에 병이 나아 손자를 잘 돌볼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초창기 퇴직자들로만 구성된 탓에 회원들은 대부분 70세를 훌쩍 넘긴 원로들이다. 최근 40대의 막내 회원이 가입하면서 80세의 최고령 회원까지 연령폭도 넓어졌다. 도움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는 나이나 직업이 구분선이 될 수는 없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강성원(78) 회장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며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고, 내 의지로 움직일 힘이 있을 때 누구든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뜻'이었다"고 모임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