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클로이' vs '포스 카인드'

치명적인 의심…숨막히는 유혹 '클로이' vs 외계존재 충격영상 '포스 카인드'

▲ 클로이(드라마, 스릴러/ 95분/ 18세 관람가)

 

캐서린(줄리언 무어)과 데이빗(리암 니슨)은 상류층 부부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캐서린은 무너져가는 가족관계가 힘들기만 하다. 특히 교수인 남편이 어린 학생들과 외도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잡지 못한다. 결국 캐서린은 남편이 젊은 여인에게 쉽게 유혹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식당에서 알게 된 매혹적인 여인 클로이(아만다 시프리드)에게 남편을 유혹해 달라며 그녀를 고용한다. 클로이에게서 남편과의 관계를 듣던 캐서린은 자신이 질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지만, 그 감정이 누구에게 향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클로이가 쳐 놓은 덫에 걸려들게 됐음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더 커져만 가는데.

 

소재가 참신하거나 대단한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이미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처럼 자신의 연인을 시험하기 위해 다른 이성을 미끼로 고용하는 전형적인 이야기. 하지만 영화 '클로이'가 특별할 수 있는 것은 야동 보다 더 야하게 느껴지는 묘사와 심리적인 긴장감 때문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내면의 의심과 욕망이 더하고 더해져 관객으로 하여금 '내가 보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내가 느끼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자꾸만 생각하게 한다. 또한 앞서 말했듯 데이빗을 유혹하며 펼쳐지는 영상들이 아찔하고 숨 막힌다. 연인끼리 보기에는 다소 자극적인 영화이지만 관계의 소통이나 욕망에 대한 고찰 등 영화의 숨겨진 면모를 발견한다면 불편함은 줄어들 것.

 

▲ 포스 카인드 (공포, 미스터리/ 97분/ 15세 관람가)

 

미스터리한 외계 존재에 관한 영화나,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이미 많이 만들어 졌다. '외계인은 정말 존재하는가'에서 시작한 인간의 질문은 그들의 언어와 환경 등 모든 것을 만들어냈고 이젠 그저 그런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더욱이 '트랜스포머'를 비롯한 몇몇 영화들이 만들어낸 '외계인은 우리의 친구' 이미지는 외계에 대한 신비감이나 두려움을 날려버리 게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포스 카인드'는 다분히 충격적이다. 외계인은 진짜 존재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

 

40년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진 1200명의 주민. FBI도 주민들을 찾아 나서지만 단서 하나 찾을 수 없었다. 한편 환자들에게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최면치료를 감행하던 타일러 박사(밀라 요보비치)는 자신의 환자가 경찰과 대치극을 벌이다가 가족을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을 겪게 된다. 경찰은 최면 치료 때문이라고 단정 지으며 타일러 박사의 치료를 멈추도록 강요하지만 그녀는 실험을 계속한다. 그리고 딸마저 실종 당하게 되자 위험한 접촉을 시도하는데….

 

'포스 카인드'는 실화와 거짓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다. 요즘 유행한다는 '페이크 다큐'이지만 진짜 실화라고 포장한 영화이기 때문. 실제 타일러 박사가 촬영했다는 영상이 이어지면서 그 호기심과 의문은 골이 깊어진다. 미리 '페이크 다큐'임을 알고 봐도 '설마'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사실감은 정말 뛰어나다. 타일러 박사를 연기한 밀로 요보비치의 말처럼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믿고 안 믿고는 관객의 선택이다.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안 믿고가 각자의 생각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