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으로도 1월 경상수지가 지난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1년만에 4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기업 이익의 증가추세가 작년 하반기부터 다소 완만하게 내려오고 있는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한 주였다. 경상수지 적자와 기업이익의 증가세가 주춤하게 된 주 요인은 원 달러 환율의 하향세로 수출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다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 여행수지 적자도 한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는 출구전략의 지연이라는 상대성을 유발시키고 있으며, 그리스의 신용위기 또한 EU 연합의 지원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되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냉각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작년 11월말부터 이어진 두바이월드 사태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남유럽 국가들의 신용위기, 그리고 미국의 금융투자회사 규제안 마련과 재 할인율 인상 등의 크고 작은 단발 악재들이 시장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긴 하나, 지난 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초 저금리 유지 발언과 출구전략 지연 코멘트는 향후 시장을 안정화 시켜줄 수 있는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편, 코스피가 1,550과 1,700선의 박스권에서 답답한 장세를 수 개월째 펼치고 있는 것은 출구전략 우려나 이미 노출된 남유럽 위기 쪽에서 빚어진 문제라기 보다는, 경직된 투자심리와 함께 경기회복과 기업 실적 전망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주가라고 하는 생물체는 늘 경기보다 선행적으로 움직이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지수가 분명히 위로 방향을 잡으려면, 경기회복이라는 여러 징후와 기업 이익의 증가라고 하는 모멘텀 지표들이 출구전략과 남유럽 악재들을 누르는 에너지로 작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항으로 고려해봤을 때, 단기적인 성격의 투자자는 다소 눈높이를 낮추면서, 박스권 하단에서는 매수를, 상단에서는 주식 비중 축소를 해가는 박스권 전략으로 대응하다가, 3월 초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회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고용과 소비 등의 경제지표, 기업실적을 확인해가며 차분하게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며, 중장기적 추세를 보는 투자자라면, 세계증시와 주변 신흥국 증시 대비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는 지수 1,600선 이하 구간에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IT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금융주 등의 분할 매수 관점으로 대응해도 좋을 것 같다.
/미래에셋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