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91주년 3·1절의 아침에

송영조(전주보훈지청 지청장)

 

해마다 3월 1일이 되면 우리 반만년의 역사 이래 최대의 민족운동으로 평가되는 3.1독립만세운동을 생각하게 된다. 3.1독립운동은 잘 알려진 것처럼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최초의 민족운동이다. 그 때문에 3.1운동은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고, 민족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준다는 데도 주목해야한다.

 

3.1독립선언서의 내용에도 협소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근대적 자유·평등·인권·도의사상을 포괄하고 있다. 이것은 21세기 혹은 그 후의 세기에 우리와 우리들의 자손들이 영원히 추구해야 할 가치와도 다르지 아니하다 하겠다. 인류보편의 가치를 제시한 독립선언서의 내용은 세계화의 유행 속에 무절제하게 들어오는 외국의 가벼운 정신사조로부터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대표 의장국 수준에 걸맞은 국가 위상을 구축해야 할 우리의 입장에서는 3.1독립운동의 민족정신에서 그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사에서 20세기가 일제의 세력 확장과 강점으로 암울하게 시작된 역사였다면, 21세기는 희망과 비전 속에 찬란한 한민족의 미래를 열어갈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3.1독립운동 91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고 그때 선열들이 가졌던 정신 즉 우리역사와 문화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 자유의 정신, 민족총화의 정신은 민족정신의 활화산으로서 한민족의 새로운 좌표가 될 것이다. 이날을 맞아 우리는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태극기를 빠짐없이 달아야 하겠다. 그리고 가까운 현충탑이나 독립운동사적지를 자녀들과 손잡고 찾아가자.

 

91년 전 그 날에 목을 놓아 외쳐 불렀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귓전에 들려오고, 순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숨결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해보자. 어느 누구도 우리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넘보지 않도록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어 보자. 3.1독립운동에 참여한 수많은 애국지사들과 순국선열들의 값지고 고귀한 헌신적 희생에 대하여 진심으로 명복을 빌며, 다시 한 번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며 올바른 국가관과 개인의 가치관을 확고하게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독립·호국·민주화를 총망라한 10년 주기 행사가 많은 해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4.19혁명 50주년, 5.18민주화운동 30주년, 6.25전쟁 60년, 경술국치 100년, 한국광복군 창군 70주년, 청산리 대첩 90주년 행사가 있다. 다양한 국가 기념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여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호국정신을 고취하며, 민주주의의 전진을 이뤄낸 역사를 국민과 함께 그 교훈을 되새기고 국격 제고에 기여해 나가야 하겠다.

 

우리지역은 전통을 소중히 하는 지역임과 동시에 일제하에서도 많은 독립투사를 배출한 충과 예의 고장으로써 매년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전주시내, 남원 덕과, 임실 오수, 정읍 태인, 익산, 군산 구암 등지에서 펼쳐진다. 그 당시의 선연들의 애국의 숨결을 느끼고 나라사랑 마음을 갖도록 도민들께서 많은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에는 이번 3.1절 포상자로 선정된 분을 포함해서 생존 애국지사가 다섯 분이 계신다. 전주거주 이희동(86) 지사, 한칠석(88) 지사, 군산거주 전리호(89) 지사, 진안거주 안일(87) 지사, 익산거주 이석규(85) 지사님이시다. 그분들은 연세가 구순(九旬)에 가까워지셨지만 그 당시의 당당한 구국정신이 눈과 몸에 그대로 남아 있다. 여러분들도 자녀와 함께 우리 가까운 이웃에 이처럼 훌륭하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 생존 독립유공자의 예우 속에 밝은 새 역사가 이룩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