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리 슈운은 26일 밤 한국 영화감독들의 모임에 참석해 "한국 영화에는 특유의 넘치는 힘이 있다. 특히 '똥파리'라는 영화를 봤는데 충격을 받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1990년 이후 홋카이도의 작은 시골 마을인 유바리(夕長)에서 개최되고 있는 영화제다.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판타스틱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는 이 영화제는 올해로 20회째를 맞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이자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슈얼리 섬데이'(SURELY SOMEDAY)로 영화제를 찾은 오구리 슈운은 이날 동료 배우ㆍ스태프들과 모임을 갖던 중 인근에서 한국 감독들이 모여있는 것을 알게 됐고 인사차 잠시 한국 영화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오구리 슈운은 "한국 영화를 보면 일본 영화도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박력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본 영화는 한국 영화에 비하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한국 영화에 지지 않도록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오는 7월께 개봉 예정인 '슈얼리 섬데이'는 남자 고등학교에서 교내 문화제에 출전하려는 밴드부원 5명의 이야기를 다룬 청춘물이다. 학교 사정으로 문화제가 열리지 못하게 되자 이들은 가짜 폭탄을 만들어 학교측을 협박하는데, 이 폭탄은 뜻하지 않게 폭발하게 된다.
오구리 슈운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인 만큼 그의 감독 데뷔는 일본 영화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루이(한국판 윤지후)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오구리 슈운은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난 남자 봄비맨', '스마일'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으며 '쿠사라기 미키짱', '타조마루', '크로우즈 제로' 시리즈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오구리 슈운은 26일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내 마음 속에서 이 영화가 시작된 것은 8년 전의 일이다. 언젠가 꼭 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촬영을 시작한 뒤에는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게 못 말릴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제작자에게 이 작품을 내가 감독해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감독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고 말해 결국 지금에서야 완성되게 됐다"며 "28살인 지금의 내가 내 나름으로 만들 수 있는 청춘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료 배우ㆍ스태프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함께 술도 먹으며 대화를 많이 하려고 했다"며 "의견이 달라서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무사히 완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