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날씬이 - 장세균

장세균 논설위원

우리 사회에는 여자의 날씬함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있다. 날씬하다는 것을 바로 삐적 마른 것으로 생각한다. 날씬하다는 것은 그 이면에는 건강함을 전제하지만 삐적 마른것은 건강성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을 많이 따냄과 동시에 선수들의 굵은 허벅지가 화제의 도마위에 올랐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굵은 허벅지가 메달과 함께 빛나고 있다. 이상화 선수의 허벅지를 두고 금벅지, 꿀벅지, 메달벅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여자의 굵은 허벅지에 대한 새로운 평가 작업이다.

 

성적(性的) 매력의 밑바탕에는 항상 건강성이 숨어있다. 남자들이 머리숱이 많은 여자, 유방이 큰 여자, 둔부가 큰 여자에 호감을 갖는것은 그것이 여자의 건강성을 증명하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신체중에 허벅지는 우리의 몸을 지탱해주는 두 기둥이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무너지듯 허벅지가 가늘면 건강하기 힘들다.

 

네덜란드 대학병원에서 3000명을 대상으로 허벅지 굵기를 조사해본 결과 허벅지가 굵은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적게 나왔다고 한다. 허벅지가 튼튼해야 오래 서있어도 피곤이 덜하고 몸의 에너지도 보강해준다고 한다. 튼튼한 허벅지는 근육질의 허벅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날씬함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개념이 젊은 여자들로 하여금 과격한 다이어트로 몰고 간다. 세계적인 미인이었던 마리린몬로나 현재 잘 나가는 흑인 가수 비욘세를 보더라도 그들의 허벅지는 튼튼한 모양이다. 유럽의 5세기와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 졌던 성모상(像 )은 풍만한 모습을 지녔다. 우리가 사용하는 '아름다울 미(美)'자도 그것을 뜯어보면 큰 대(大)자에 양(羊)자를 합친 것이다. 굶주려 마른 양이 아름답지 않고 양의 몸이 살이 쪄야 보기가 좋다는 뜻이다.

 

그래서 절세의 미인으로 추앙받는 중국의 양귀비(楊貴妃)도 비만 여인이라는 것이 문헌에 나온다고 한다. 옛날 우리 사회에서는 허리가 가늘면 ' 개미허리'라고 하여 시집가는데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아기가 들어설 공간이 없는 무자상(無子相)으로 본것같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건강 허벅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