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800만 년 전 데본기 동식물 조직이 잘 보존된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라이나 각암을 세밀화로 '복원'한 모습이다.
1억2천800만 년 전 백악기, 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는 다양한 종의 공룡들이 물가를 뛰어다니는 가운데 오소리처럼 생긴 원시 포유동물이 갓 태어난 새끼 공룡을 잡아먹고 있다.
영국 과학 저술가 더글러스 파머가 쓰고 자연사 전문 삽화가 피터 바렛이 그린 '35억 년, 지구 생명체의 역사'(예담 펴냄)에는 생물이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35억 년의 역사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주요 화석 발굴지 100곳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100컷은 생물 진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암초 생물이 번성하다가 턱없는 어류가 출현하고 육지는 녹색으로 바뀐다. 사지동물이 육지에 상륙하고 빙하시대를 지나 복잡한 먹이사슬이 생겨난다. 공룡들 사이에 약육강식이 펼쳐지다가 포유류가 등장하고 지구 온난화가 닥쳐온다. 대초원이 생기고 원숭이가 진화한다.
인류가 등장하는 것은 마지막 몇 장면뿐이고 진짜 주인공은 기나긴 지구 역사 속의 다양한 생물체들이다.
일러스트 외에도 진화, 생물의 분류, 화석에 관한 개괄적인 글과 생물 계통도, 멸종 생물과 현존 생물의 상관관계, 세계 화석 발굴지명 사전, 다세포 생물 종 목록 등 진화와 생물에 관한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망라해 '자연사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다.
런던자연사박물관 공동 제작. 최재천 감수. 강주헌 옮김. 374쪽. 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