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종합계획이 최근 확정되었다. 하지만 관광, 산업, 도시부문의 사업에 필요한 국가예산의 확보와 투자유치는 전북에게 어려운 과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새만금면적의 30%를 차지하는 농업부문은 사정이 다르다. 새만금개발 초기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경험이 있고, 대규모 투자사업이 아니어서, 단위면적당 투여되는 예산도 타 부문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래서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는, 아니 속도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부문이 바로 농업부문사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개발이 용이한 농업무문에서 새만금의 가치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새만금은 특별한 이슈 없이 공사 중이라는 딱지를 수십 년을 더 붙여야 할 것이다. 결국 새만금의 농업부문의 개발은 현실적으로 새만금사업을 선도할 책임이 있는 중심부문인 것이다.
새만금사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상징공간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내용을 보면 물의도시라는 화려한 수사와 포괄적인 명품도시의 개념만이 존재하지 현실성 있는 상징공간의 개발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 농업부문에서 새만금의 새로운 상징을 개발하는 작업 또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새만금은 아시아의 최고의 식품기지, 최고의 친환경농업지역 등을 표방하고 있고 개발계획에는 바로 이러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즉 새만금의 많은 부분은 '아시아의 농업', '아시아의 식품'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바로 이러한 이미지에 착안하여 랜드마크를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아시아 농업의 역사를 담은 "아시아 농업사박물관"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농업의 시조인 '신농씨'에서부터 육종학의 대가인 '우장춘 박사'에 이르기까지 아시아농업영웅에서부터, 밀과 쌀 등 각 지역의 식량자원에 대한 변천사는 물론 농업기계의 역사 등 농업과 관련된 신기술의 역사가 정리되고 전시되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문화콘텐츠이다. 아시아 모든 지역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농민음악인 농요가 존재하고 있고, 농업과 농민 그리고 농촌을 소재로 한 그림도 상당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화에 있어서도 붉은 수수밭과 같은 농촌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즉 문화콘텐츠의 보고가 바로 아시아농업과 농촌에 숨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농업문화콘텐츠를 통해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 수 있다.' 아시아 농촌문학제', '아시아 농요페스티발' 등 다양한 축제와 그리고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생성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 아시아 농업사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은 명실공이 아시아농업과 식품을 리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콘텐츠가 되는 것이고, 전북은 이를 통해 향후 세계음식문화를 주도하는 가칭 "세계농?식품엑스포", 등 세계적인 농업 및 식품관련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혁신도시에는 농업과 식품관련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이 들어서게 된다. '아시아농업사박물관'은 지금까지의 농산업클러스터와 푸드클러스터에 농업문화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자원을 하나 더 보태는 것이고, 만약 연구기관들의 첫 번째 협력 사업이 바로 "아시아농업사박물관 설립"작업이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새만금은 아니 전북은 아시아의 농?식품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도시마케팅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