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한 '국제영화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문 '2009 국제영화제 평가 결과 및 향후 발전방안'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박사는 작년 국고지원을 받는 부산국제영화제 등 6개 국제영화제를 분석하면서 ▲영화산업에 대한 기여가 미비하고 ▲프로그램 수급비용이 과다하며 ▲비효율적 예산이 운영되고 ▲관객 충성도가 감소하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의 경우 상영료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상영하고자 하는 주체에게 참가비용을 징수하는 데 비해 국내에는 프로그램 수급을 대부분 초청에 의존함으로써 이에 수반되는 비용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그는 작품상영 비용이 영화제별로 "2억7천만원~9억2천만원"에 이르는데 이는 총지출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13.8%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무리하게 해외 인사를 초청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함에 따라 비효율적인 예산 운영도 이뤄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예컨대 "A 영화제는 개ㆍ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비용만 8억1천만원을, 특별행사 비용은 6억3천만원이나 사용했고, 외국인 390명을 초청해 경비를 지급했다"며 "초청과 이벤트에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관객수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상영관이 늘어났음에도 작년 관객수는 전년보다 2만5천여명 가량 감소했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참가한 관객수도 전년보다 1만3천명 정도가 줄었다.
그는 "영화제에 국고를 지원하는 기본적 목적이 예술정책적 차원이 아니라 산업의 성장과 고도화를 위함에 있다면 국제영화제가 소모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고 우리 영화산업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바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