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거위한 보여주기식 정책…시기상조 - 최복례

최복례(전주시학원연합회 부회장)

 

 

급식 관련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녀를 둔 학부모이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나누는 상담봉사자로써 최근 사회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무상급식 문제는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과 교육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학교든 기초 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및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 급식비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밖에도 학교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 현장에서 한창 밝게 자라야 하는 우리 학생들이 급식비를 내지 못해 마음에 상처를 받고, 무료급식 대상이면서도 점심을 먹지 않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이 같은 행동은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무상급식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행정적으로 시스템이 보완돼 무료급식을 받는 학생들이 철저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무상급식 문제는 단지 생각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같은 내용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상급식이 실시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될 것이며 오히려 소외계층의 학생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그 계획 안에 무상급식도 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는 계획들이 처음에만 반짝 하였다가 교육예산 부족으로 무산돼 지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던 사람으로 현재의 진행상황이 심히 걱정된다.

 

이번 무상급식 문제 또한 성급하게 실시되는 것보다는 많은 전문가들과 무상급식의 실질적 영향을 받는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저 몇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전체 학부모님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철저히 조사 된 뒤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지 바람 직 하다고 해서 반드시 의견 수렴 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사회 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논쟁이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상급식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보여주기 위한 정책으로 오히려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무상급식이 선거 공약으로 '무상'돼 버리는 일은 없어야 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일이든지 해야 할 때가 있고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음을 알고, 시기를 잘 선택해 어른들의 이기심이 아닌 소중한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한번 더 무상급식이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또 우리 학생들에게는 급식 외에도 상처 받을 수 있는 여건들이 많이 있음을 인지하고 어른들이 어떻게 다가가야 누구나 상처 받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을 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복례(전주시학원연합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