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기름 값 마저 치솟고 있으니 심리적 압박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가장 먼저 고통을 당하는 계층은 서민이다. 비닐하우스 농가와 운수업계는 물론 일반 차량운전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상상을 뛰어 넘는다. 그들의 경제적 상실감은 고통 그 자체다.
대규모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화훼농가는 수익 결정요인 중에서 기름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러니 기름 값 인상은 곧 수익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린 올해 난방비 부담도 컸었는데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르면 영농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할 것이다.
화물 영업을 하는 운전자 역시 운임요금은 그대로인데 기름 값은 날마다 올라 수익성이 악화일로다. 아예 장거리 운송은 하지 않는다.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형성되자 불법 판매도 기승을 부린다. 남원과 익산의 주유소 업주들이 유사경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것이 그런 사례다. 이런 불법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주유소들 역시 기름 값이 올라 큰 문제라고 하소연한다. 기름값이 오를 때마다 이용객이 줄어 채산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런 실정인데도 정부는 메이저 정유업체들 한테 가격결정을 맡겨 놓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휘발유 경유 등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격결정의 탄력성이 적지만,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방관해선 안된다. 매년 정유사들은 수천억원에 이를 만큼 고수익을 내고 있다. 기름 값이 올라 피해를 입는 게 서민들이라면 정유업체들은 수익 올리는 일에만 급급해 할 일이 아니다.
지금 국내 정유시장은 과점체제다. SK, GS 등 정유 4사의 가격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정부는 기름 값 마진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 공정위는 가격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서민정책을 최우선시한다면 정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