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다문화포럼 발족에 거는 기대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2000년 이후 국제결혼만 18만건이나 되는 본격적인 다인종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농촌은 외국에서 온 신부와 며느리들이 지킨다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전북지역 역시 다문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도내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은 6545명에 이른다. 매년 20% 안팎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문화가족 자녀도 5474명이나 된다. 이 중 6세 이하가 3369명으로 61.5%를 차지하는 걸 보면 앞으로 1~2년 내 취학아동 비율도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그런 반면 우리의 의식이나 행태는 아직도 다인종 다문화시대에 걸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열아홉살 여성이 술에 취한 남편한테 갈비뼈 17개가 부러지도록 두들겨 맞고 숨진 사건도 있었고, 남편의 매질을 피해 아파트를 뛰어내리다 숨진 베트남 신부도 있었다.

 

우리의 야만성을 드러낸 사건이자 국가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표적 사례다. 오죽하면 베트남 주석이 우리 대사에게 "시집 간 우리 딸들을 잘 대해 달라"고 하소연했겠는가.

 

이런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문화의 차이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외국 여성들이 많다. 2세들의 생활과 교육도 문제다.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아 왕따당하기 십상이다. 세계 교역량 12위라는 경제대국의 일원인 우리가 이런 현실을 방치해 두어선 분명 안될 일이다.

 

때마침 다문화정책 마련 싱크탱크인 '전북 다문화포럼'이 발족됐다. 민·관·학 전문가들이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의 학술적·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7월이면 폭력이나 학대를 당하는 이주여성에게 24시간 상담서비스를 지원하는 '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도 개설된다.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문제는 이 포럼을 통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정책과 아이디어, 제도적인 과제들을 어떻게 수용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예산 확보도 과제다. 다문화 가정과 관련한 주요 현안과 이슈는 우리가 몰라서라기 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려는 의지와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최대 관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문제를 들춰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소득이다.

 

전북다문화 포럼이 의욕적으로 출범한 만큼 전북의 다문화정책이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