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의 관심이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똥파리'로 국내 아니 전세계를 강타한 양익준이 영화 '집 나온 남자들' 개봉 앞두고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나 들고 갈 법한 난감한(?) 고민을 털어놨다.
양익준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는 사람인데도 사람들이 (나를) 잘 몰랐으면 좋겠다"며 "너무 많은 관심으로 일상의 자유를 잃어가는 게 가장 힘들다. '똥파리' 이후 인터뷰만 1000번 정도 한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똥파리'의 열풍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양익준은 "일본에서 개봉했고, 캐나다도 개봉일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또 프랑스에서는 '아바타'에 밀려 이제서야 개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또 폴란드 영화제에 간다"며 "영화제만 60개 가까이 초청됐고, 상만해도 23개 받았다"고 자랑했다.
기쁘면서도 동시에 고단하다. 양익준은 "'똥파리'를 끝내고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곧바로 '집 나온 남자들'을 하게 됐다"며 "관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빨리 실망 시켜드리고 싶다"고 이색적인 각오를 드러냈다. 실제로 현재 밀려드는 출연, 연출 섭외를 다 거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집 나온 남자들'에 대한 자랑은 잊지 않았다. 양익준은 "자기 출연작을 만족하면서 보기 힘든데 미친 듯이 웃었고, 어렵지 않게 넘어갔다"며 "영화도 잘 나왔고, 사랑한다"고 자신했다.
'집 나온 남자들'은 가출한 부인을 찾아나선 남편 성희(지진희)와 얼떨결에 따라나선 그의 후배 동인(양익준)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성희의 처남 유곽(이문식)이 집을 나와 겪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 극 중 동민은 귀여운 이미지에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인물로 '똥파리'의 거친 상훈 역과는 다른 지점에 있는 캐릭터다.
이에 대해 양익준은 "변신이라기 보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투영된 것"이라며 "'똥파리'의 상훈도, '집 나온 남자들'의 동민도 다 내 안의 있는 모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시종일관 유쾌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정서는 너무 슬프다"며 "희비극이 잘 엉켜 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인생을 살면서 잃어버린 것을 되짚어가면서 자아를 찾아 보라고.
영화 '품행제로'를 시작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똥파리'도 감독과 주연을 도맡았음에도 배우보다 감독이 익숙하다. 때문에 다른 감독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자체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양익준은 "연출했던 사람이기에 선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전혀 그렇치 않다"며 "오히려 넘지 말아야 하는 지점에 대해 더 잘 안다"고 강조했다.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