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유권자 - 백성일

선거 때만 되면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여론을 누가 등에 업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표심 잡기위해 유권자를 상전 모시듯 한다.잘 구부려지지도 안은 허리를 숙여가며 인사를 건넨다.8가지 선거를 치르는 이번 선거는 더 하는 분위기다.사람 좀 모였다 싶으면 어김없이 부나비처럼 후보들로 넘쳐난다.행사장에 다녀온 사람은 이들이 건넨 명함들로 손이 꽉 찰 지경이다.

 

요즘 도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민주당 행태를 보면 꼴불견이다.정치를 공급자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수요자인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몇 사람이 밀실에 모여 결정하면 그만이다.원칙은 오간데 없고 변칙만 난무한다.개혁공천은 항상 수사처럼 따라 붙지만 이번처럼 엉터리는 없다.민주당이 하는 꼴은 자만심의 극치를 이룬다.지역 정서만 믿고 오만불손하게 정치를 해온 탓이 크다.

 

민주당의 잘못된 정치 행태는 결국 유권자가 만들었다.유권자들이 인물 중심 보다는 당 중심으로 뽑았기 때문이다.그간 도내에서 선거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황색 깃발만 꽂으면 누구든지 뽑아줬다.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었다.선거 형식을 빌린 임명제나 다를바 없었다.유권자들이 자업자득한 셈이다.지금 유권자들은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 눈치나 슬슬 살피는 바람에 주인 대접을 못 받고 있다.

 

빠르게는 7월 당권을 놓고 정세균대표와 정동영의원간에 한판 붙었다.강봉균의원도 원내대표 진출을 놓고 세 규합에 나섰다.제1야당으로 제 모습 갖추기는 커녕 자기 보신하기에 급급하다.당내 경선을 놓고 중립 지켜야할 국회의원마저 특정 후보를 편드는 바람에 파행을 겪고 있다.이런 사람을 해당행위자로 규정해서 처벌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수권정당으로 자격 조차 없다.

 

민주당의 버릇을 고쳐줄 사람은 유권자 밖에 없다.진성 당원이 별로 없어 일반 당원으로 당원 경선을 치르지만 일반 시민과 별반 정서가 다르지 않다.상식과 여론에 어긋난 공천을 하면 민심을 거역한 것이어서 그 댓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국회의원이 2년후 자신의 선거를 의식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도 그만둬야 옳다.유권자는 핫바지가 아니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