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아름다운 숲에 들어 우리 자신의 참모습을 깨닫고 겸손함을 배워나가야 합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흐린 날씨에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에 올랐다. 그곳에 모인 '2010년 둘레산 둘레강 잇기운동' 발대식 참가자 30여명 앞에서 '전북생명의숲' 김택천 상임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전주를 모르면서 전주시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오목대에서 승암산, 치명자산, 견훤왕궁터를 지나 기린봉으로, 아중저수지까지 산줄기만 따라 가는 둘레길을 아시나요?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를 이해하면서 자랑스런 전주시민으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전북생명의숲에서 주관하는 '2010년 둘레산 둘레강 잇기운동'의 취지를 들으며 도상거리(지도상의거리) 총 5km를 걷기 시작했다.
전북생명의숲에서 도민과 함께하는 2010년 핵심사업 중의 하나로 진행하는 '둘레산둘레강잇기운동'은 매달 둘째주에 열린다. 첫 번째 코스는 경기전부터 아중저수지까지 걸으며 전주의 풍수와 역사를 익히는 곳이다. 점심도시락도 함께 나눠 먹으며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5시간. 5월부터는 매달 주제를 바꿔가며 12월까진 진행된다. 전주천의 발원지를 찾아가고, 조경단에서 다가공원까지 10km를 걸으며 용의승천과 곤지망월을 고대하고, 남고산성의 역사문화를 되새길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진행하고 있는 유천운 간사는 "머릿속으로 이해하는 전주의 숲과 강산이 아니라, 자연의 품속에 들어 전주의 살아있는 문화역사적 가치와 그 소중함 느낄 때, 전주시민의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생명의숲은 전북도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지속가능한 숲의 조성관리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03년 창립해 숲체험교육, 숲탐방운동, 산림정책연구사업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아름다운 숲기행'과 '우리숲 탐험대' 프로그램이다. 도민의식을 높이고, 생활에서의 실천과 참여 속에서 우리 각자의 삶터(환경)부터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다. 전북도청에서 후원하는 '아름다운 숲기행'은, 전주시내의 산림녹지축을 도보로 탐험 하면서 전주의 역사적 유적지를 직접 보고, 다양한 식생과 체험 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화를 둘러본다.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며 매월 넷째주에 진행된다. '우리숲 탐험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전주의 문화와 아름다운 숲의 모습을 체험, 관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숲의 환경적, 기능적 역할과 보존의 필요성을 쉽게 이해시켜, 미래세대에 대한 환경의식의 방향성을 제시코자 기획됐다. 이론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현장자연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전주고장의 애향심을 고취시켜 나가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라북도에 사는 어른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북생명의숲'의 야심찬 계획에 애정어린 손길을 얹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태경 NGO객원기자(농촌살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