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전북일보의 기록] ③한벽당 터널

1970년 11월 3일 촬영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벽당 터널을 통과해 승암산 기슭에서 나무를 해 와 싸전다리 옆에서 팔기도 하고 집에서 때기도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한 짐 가득 나무를 해오는 날이면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든든했다.

 

이 철길은 황인성 전라북도지사가 1977년 12월 '전국새마을대회'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철도 이설사업을 건의하면서 철길로서는 그 생명을 다하게 됐다. 전주시내를 가로지르던 철도가 동전주 개발에 걸림돌이 되자 황지사는 전주철도 이설사업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고, 대통령은 1981년까지 철도이설공사를 끝내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북전주역에서 신리역까지 시내 중심가를 지나던 13.7km의 철길은 사라지고, 1981년 5월 25일 신역 준공과 동시에 현재의 전주역과 아중역을 거쳐 색장리 신리역까지 17.4km에 이르는 새 노선이 놓여졌다. 폐선부지를 개발하면서 전주의 균형발전이 이뤄진 것이다.

 

/정지영ㆍ디지털 자료화사업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