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전북일보의 기록] ⑤한벽당

1966년 7월 촬영

 

남원에서 전주로 들어서면 약수터를 지난다. 조금만 더 가면 오른편에 승암산 기슭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인 한벽당(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15호)이 눈에 들어온다. 1404년 조선의 문신인 최담이 지은 정자로 600년 세월을 머금고 있다.

 

옛 사람들은 이를 '한벽청언'이라 해서 전주의 8경 중 하나로 꼽았다. '한벽'은 옥처럼 맑은 물이 바윗돌에 부딪쳐 흩어지는 광경이 '벽옥한류(碧玉寒流)'같다 해 붙여진 이름. 앞면 3칸, 옆면 2칸에 팔작지붕이 올려져 운치가 있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에 들러 사시사철 아름다움에 취했다고 전해진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멱 감고 물고기 잡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아름답지만 화려하지 않은 정자. 물빛 고운 한벽당은 그렇게 속으로 멋스러움을 감추고 있다.

 

/ 정지영 디지털자료화사업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