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의 클릭 주식시황] 외국인 매수세 4~5개월 정도 지속될 듯

지난주 우리나라 증시는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피소된 것과 관련해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에 1700선을 간신히 지지했지만, 주 후반으로 가면서 애플의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90퍼센트 급등했다는 소식에 골드만삭스 피소 악재를 상쇄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골드만삭스 피소 건은 시장 전체의 리스크라기 보다 개별 기업의 리스크 성격이 짙다.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을 통해서도 이런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CDS프리미엄이 하루 동안 37.4% 급등한 반면 다른 금융사들의 CDS프리미엄은 골드만삭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한 달러 조달 금리(Libor USD 3M)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긴 했으나 최근 1개월 간 평균 상승률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는 점으로 보았을 때 금융불안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요즘 우리증시는 그리스 자금 지원 난항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주요 안건 중 하나가 금융규제라는 점이 투자 심리를 불편하게 하는 모습이다. 지수는 박스권 상단에서 횡보상태고, 실적 모멘텀 공백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행보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주 들어 외국인은 관망 스탠스를 보이고 있고, 주도주에 대한 응집력은 이전만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우선 밸류에이션과 측면에서 우리 증시가 주변 경쟁국 대비 우위에 있다는 점이 외국인 매수세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 주가의 저평가와 고평가 여부를 알 수 있는 아시아 각국 증시의 MSCI Index 기준 12개월 예상 PER을 비교해 보면, 우리 나라는 현재 9.6배로 아시아 주변국 증시들 가운데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일본: 17.7배, 인도: 16.9배, 홍콩: 16.41배,중국: 13.54배). 그만큼 기초여건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외국인이 한 번 사기 시작하면 상당 기간 매수세를 이어나간 점 역시 향후 외국인 스탠스가 매수에서 매도로 급격히 전환될 가능성을 낮춰주는 부분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한번 주워담기 시작하면 오랫동안 절대적인 매수 규모를 늘려가면서 주식을 매수했다. 2003~2004년 외국인은 17개월 동안 약 29조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고, 차익실현이 본격화된 것은 2~3년 뒤였다. 이러한 경험을 이번 외국인 매수세 지속국면(2009년 4월~현재)에 적용해 본다면, 향후 외국인 매수세는 최소한 4~5개월 정도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현대차 실적 발표에서 확인 되었듯이 기존 주도주의 실적 호전은 1분기를 넘어 2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 3월 이후 외국인 보유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업종은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과 화학, 운송 업종이다. 이들 업종의 경우 최근 1개월 동안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뿐 아니라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주는 미국의 3M,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이 발표되는데, 실적 결과에 따라 변동성 있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다. 따라서 반등시 주식 보유비중을 낮추며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