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청동기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동기 시대는 농경문화가 발달하면서 사유재산과 계급이 형성된 시대다. 이 시대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알려주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최근 전국에서 왕성하게 조사된 청동기시대 자료들을 모아 특별전 '청동기시대 마을풍경'을 내달 4일부터 7월4일까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연다고 29일 밝혔다.

 

자료를 분석하면 청동기시대 마을에는 주거지뿐 아니라 무덤과 논ㆍ밭, 광장, 망루, 고상창고(高床倉庫. 습기를 막으려고 바닥을 높인 창고), 저장구덩이, 의례공간 등 공동생활에 필요한 여러 시설이 함께 있었고, 이를 둘러싼 나무울타리(木柵)와 도랑(環濠)도 있었다.

 

그리고 마을을 대표하고 이끄는 지배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여러 정황을 통해 드러난다.

 

전시는 이런 사실들을 반영해 '농경의 발달', '도구의 발달', '마을의 발달', '의례', '갈등과 통합'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눠 구성하고, 최근 출토된 '여수 월내동 동검'과 농경 장면이 사실적으로 표현된 '농경문청동기(農耕文靑銅器)', 실제 크기로 재현된 청동기시대의 논 재현품 등을 전시한다.

 

'농경의 발달'에서는 쌀의 화석인 탄화미(炭化米)와 농경도구, 발굴된 논ㆍ밭의 사진과 복원품 등이 진열되고, '도구의 발달'에서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청동기시대의 나무 도끼자루와 절굿공이, 시루 등 농기구와 가공ㆍ조리기구가 선을 보인다.

 

'마을의 발달' 부분에서는 남은 식량을 저장했던 고상창고를 복원해 보여주고, 대규모 주거지와 고인돌을 비롯한 다양한 무덤도 영상물을 통해 소개한다.

 

'의례' 부분에서는 밭을 가는 모습이 그려진 농경문청동기와 무덤에 부장됐던 붉은간토기와 가지무늬토기, 암각화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과 농경, 장례의 모습을 보여주고, '갈등과 통합'에서는 지배자를 상징하는 동검(銅劍)과 석검(石劍)을 전시한다.

 

이 같은 전시가 가능했던 것은 1990년대 이후 울산 검단리와 진주 대평리, 울산 옥현유적 등에서 도랑을 두른 마을 터와 오늘날과 같은 모양의 논ㆍ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청동기 시대를 '고인돌', '동검', '농경의 발달' 등으로 조각조각 이해하던데서 마을이라는 큰 울타리 속에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물관은 이 특별전과 연계해 12일에는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쟁점'을 주제로 한 학술심포지엄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