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가 어디에 좋아요?"
종종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남성의 성기능과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고 대답할 수 있고, 소변(배뇨) 기능과 신경쇠약 등에도 효과적이라고 보충 설명을 할 수 있다. 복분자(覆盆子)를 먹고 나서 소변을 보았더니 오줌 줄기에 요강이 뒤집히더라는 데에서 "요강을 뒤집는 종자(種子)"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복분자의 전설은 잘 알려져 있다.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입증이 되어 있는데, 고창 복분자를 가지고 만든 술을 실험용 쥐에게 5주간 먹였더니 남성 성기능과 관련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16배로 상승하였고, 실험용 토끼에서는 1주일 복용후 2.33배가 상승하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5주간 복분자를 복용시킨 실험용 쥐는 고환의 무게도 33% 가량 무거워졌다고 한다. 실험용 쥐나 토끼의 결과가 100% 사람에게 적용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복분자가 남성 성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은 한의학 서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복분자딸기는 산딸기의 일종으로, 비타민A를 비롯한 미량원소나 영양물질이 풍부하다. 2005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파이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으로서 개발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파이토(phyto)라는 말은 식물이라는 뜻이니,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발휘하는 성분을 의미한다. 비타민과 영양소도 풍부하고 에스트로겐 효과까지 있어서 오랫동안 복용할 경우 피부 미용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노인들은 소변 줄기에 힘이 없고, 소변을 보면 마지막에 뚝뚝 떨어지는 소변 방울이 쉽게 그치지 않아서 배뇨 시간이 길어지고, 또 배뇨 후에도 개운치 않은 증세가 생긴다. 복분자는 이런 증세를 해소시켜 주는데, 한의학에서는 축뇨(縮尿) 효과라고 부른다. 축(縮)이라는 말은 바르게 한다, 곧게 한다는 뜻이다. 복분자는 노인들의 소변줄기에 힘을 넣어주고, 배뇨 후 불쾌감 등을 줄여주는 작용을 한다.
이 밖에도 과도한 두뇌활동이나 수면 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복분자가 뇌를 맑고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이를 건뇌(健腦) 작용이라고 한다.
한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다른 약과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식품으로 사용할 때에는 한 번에 몽땅 먹는 것 보다는 적정한 양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먹는 것이 더 좋다. 거친 씨앗이 많은 것이 다소 흠이지만, 꾸준히 먹다보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씨앗이 없는 복분자 원액보다 먹기에 더 편할 때가 있다. 냉해를 입었다는 올해 복분자 농사가 잘 되어 농민들에게도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한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인수(우석대한방병원 한방2내과 과장)
▲ 장인수 교수는
한의학 박사
제2회 대한한의학회 학술상 수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의과대학 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