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가르치고 격려해 준다면 모든 아이들이 신나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 안에서 진정한 수준별 학습을 시도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속에서도 늘 이렇게 강조하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는 한 교감선생님이 있어 화제다.
순창군 쌍치초등학교 권병규 교감(55)이 바로 그 주인공.
권 교감이 순창으로 첫 교감 발령을 받은 지난 2006년 당시만 해도 6학년 학생 중 알파벳을 모르는 학생이 20명 중 4명이나 될 정도로 학생들의 학습수준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낮았다.
하지만 이에 낙심하지 않고 학생들이 학년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의 실제수준에 맞게 학습하도록 하되, 교사와 학부모·학생 모두가 자신의 실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어학습시스템을 개발해 놀랄만한 실력향상을 가져오게 됐다.
학생들은 가장 기초인 알파벳부터 각 학년별로 알아야 할 단어와 문장을 단계별로 공부해 나갔고 학습이 끝나면 스스로 시험을 봄으로써 거울처럼 투명하게 자신의 실력을 쌓아가게 됐다.
권 교감은 영어에 이어 수학, 사회, 과학, 한자에도 이러한 교과별 수준별 자료를 개발해 자신이 직접 부진학생 지도에 나서기도 하는 등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이러한 권 교감의 일명 '사다리 학습'이라는 차별화된 교육시도는 눈부신 성과로 이어졌다.
도입 1년만에 정신지체 3급 4학년 학생이 한자 4급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는가 하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자신감 넘치는 학습태도로 성적이 날로 향상되어 갔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학생들 스스로가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교생이 공부의 재미에 쏙 빠져 행복하게 학교에 다니는 그날까지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권 교감의 각오에서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과 열악한 농촌교육의 희망찬 미래를 엿보게 된다.
순창=임남근기자 lng6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