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좋은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것도 '어머니의 마음'과 닿아 있다. 성취도 평가에 따라 한 줄로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교육 현실이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 문학이 있어서다. 아이들 상상력에 작은 불씨를 더해주는 책들을 모아봤다.
아동문학가 윤이현씨의 동시집 「야옹이는 신났다」(섬아이)는 오랜 교직 생활을 마감한 뒤 펴낸 시집이다. 동심, 그 순수에 머무를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던 삶에 대한 동경. 그는 짧은 시 속에 독자들로 하여금 순수의 시대를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 살 배기 동생의 단추 같은 배꼽을 눌러 까르르 깔깔깔 웃음이 터져 나오는 '웃음 단추'나 소나기를 어른, 아이 모두 뛰어 달리게 하는 호루라기로 빗댄 '소나기'를 보면 동시를 잘 쓰는 사람은 세상의 어떤 기교도 인간의 순수한 성정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여리고 헤픈, 삐죽빼죽한 마음을 조약돌 닮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조약돌'도 있고, 병실에 있는 할아버지가 손자들 입에 과일을 주는 모습을 참새들로 묘사한 '병실에서'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손자·손녀들을 지켜보는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
그는 "인간의 삶에서 미래는 살아갈수록 뿌연해지는 데 비해 소년기의 추억은 우리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며 "그럴 적마다 우리는 동시집을 읽으며 잃어버린 순수의 시대를 기억하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집을 읽으면서 꿈의 씨앗이 심어지고, 가슴이 커다란 보자기처럼 넉넉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조가비 하나, 아침이슬 한 방울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 보면 무한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1976년 「아동문예」로 등단, 동시집 「그림자로 대답하기」, 「가을하늘」, 동화집「다람쥐 동산」, 「공박사와 로보트 루키」등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