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지원신청을 앞두고 대상자들의 눈치보기가 무척 심했다고 한다. 대학 입시보다 훨씬 심각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원자들이 해당 학교와의 지역적 연고나 근무경험, 예상경쟁률 등을 면밀히 분석해 지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들 지원자를 대상으로 최적임자를 가려내는 일만 남았다. 앞으로 학교심사에서 3배수, 교육청 심사에서 2배수로 좁혀진 뒤 도교육청이 최종 낙점하게 된다.
교장공모제의 성패는 공정성과 투명성에 달려있다. 1차 학교심사(24∼31일)에서는 학교운영위원장과 교직원 몇몇이 좌지우지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걸 막기 위해선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심사 전 과정을 참관하거나, 후보들의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를 듣고 평가할 수 있다.
어떤 원칙에 따라 교장을 선발할 것인가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후보자들의 업무 능력을 정밀하게 파악할 방법이 아직 없고, 인성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밖에 없다. 교육철학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역과의 연계성을 측정할 객관성도 담보되지 않는다.
물론 반드시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를 거치도록 돼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후보자들의 능력을 검증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자칫 언변이나 인기, 이미지만으로 심사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세부적인 측정장치를 만드는 일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후보자나 대외활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 지역적 연고가 없는 사람들에겐 교장공모제는 골치 아픈 제도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폐단이 극복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지역교육청 심사와 도교육청의 최종 낙점 역시 합리성이 전제돼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추천과 낙점이 이뤄질 때 비로소 교장공모제는 뿌리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