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18)유아복 제조업체 '해피상사' 강영진 대표

"사업은 가슴으로…신뢰가 가장 중요"…1990년 작은 봉제공장으로 시작 지난해 매출 138억원

도내 대표적인 유아복 제조업체인 '해피상사' 강영진 대표가 원단을 살펴보고 있다. (desk@jjan.kr)

도내 대표적인 유아복 제조업체인 '해피상사'를 이끄는 강영진 대표(50). 해피상사는 국내 유명 유아복 브랜드인 압소바·파코라반 베이비·리바이스 키즈 등에 납품하던 중 지난해 미국 국적의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 성인 남성 티셔츠를 매월 200만 달러 가량 수출해 화제가 됐다. 강 대표는 "코스트코는 철저한 품질 검사를 합니다. 모든 제품마다 무게를 달아서 출고하고 불시에 제품을 검사하는 등 까다롭지만 품질을 인정받아 앞으로는 납품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무연고 전주에서 사업 시작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해피상사는 지난 2008년 70억원, 지난해 138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도내 섬유 제조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지만 작은 봉제 공장으로 시작했다.

 

대전 출신인 강 대표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다. 그러나 군 제대 뒤 건설사에서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진행해 전공을 살릴 수 없게 되자 고졸 학력으로 당시 베비라에 경리직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상고를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교 때에도 경리학원 강사를 하며 학비를 벌기도 했다.

 

이후 친정 회사였던 베비라에 내부 문제가 생겨 당시 대표와 그를 비롯한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나왔다. 이 때 그도 친정회사의 대표였던 임용빈 씨를 모델 삼아 창업했다.

 

강 대표가 창업지로 선택한 곳은 바로 전주였다. 당시 전주에는 백양·태창·쌍방울 등 면 봉제 공장이 밀집해 섬유 산업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무연고였던 터라 전주역 인근 밖에 아는 곳이 없어 지난 1990년 10월 전주역 근처에 6명의 직원으로 해피상사를 설립했다.

 

강 대표는 임 대표가 베비라 이후 창업한 해피랜드의 납품 업체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물량만으로는 공장을 유지할 수 없었다. 옛 베비라 동료들이 재취업한 곳을 찾아 납품을 받았고 이후 고품질로 납기일을 잘 맞추자 신뢰를 얻어 하나둘 주문이 늘면서 회사가 커졌다. 최고 140명의 직원이 근무하기도 했다.

 

▲ 유통 실패 경험, 제조 주력

 

성장가도를 달리던 강 대표에게도 실패의 경험은 있다. 그는 "제조업체는 고유 상표로 제조에서 유통까지하는 게 꿈이다. 그래서 유통에 진출했지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제조에만 주력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지난 2001년 한 해외 상표 라이선스를 구매해 백화점·대형마트에 입점했다. 하지만 상표인지도가 낮아 판매가 저조한데다 재고 처리가 문제였다. 때로는 하루 판매금액이 일용직 일당인 5만원이 안 될 때도 있었다. 20% 전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나면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의 납품보다 못했다. 매장이 늘어날수록 자금력의 한계에 부딪쳤다. 본 공장까지 압박을 받자 3년 만에 유통 영업을 접으면서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강 대표는 "아무나 유통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고액의 수업료를 지불한 경험이었다. 마케팅과 영업관리가 미비했다"면서 "사업은 결단력이 필요한 만큼 아닌 것은 바로 접는 게 낫다. 실패 경험으로 더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 사업은 가슴으로 해야

 

강 대표는 경영자란 항상 길게 보고 변화를 예측하며 준비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8년 일본으로 수출길을 열고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 지난 1994년부터 해외시장 개척단을 준비해 2년의 노력 끝에 거래선을 확보했지만 2002년 이후 환율이 1000원대에 머물러 수지타산이 안맞아 대부분의 거래선을 중국에 뺏겼다. 이후 지난 2008년 베트남행을 결심하고 투자를 확대, 공장을 설립하고 코스트코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또 다른 신념은 '사업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가는 돈이 오면 마다할 일이 없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에는 오래된 직원이 많다. 미혼으로 들어왔다 현재 아이 엄마가 된 직원도 적지않다. 5년·10년·15년 근속 사원에게 순금을 선물로 준다"면서 "직원에게 신뢰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만 납기일을 맞춰야 하는 제조업의 특성상 예고 없는 야근이 잦아 우리 직원은 사장을 가장 신뢰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섬유를 이용한 제품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면화는 일정한 생산량 유지를 위해 1년 내내 농약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기농 목화는 일반 목화 생산량의 20% 가량이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능성 섬유를 차세대 동력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외 유명 업체와 계약을 진행 하고 있으며, 향후 수출 1억불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포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