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살쯤 되는 어린 아이가 노란 병아리떼를 보는 순간 너무도 좋아한다. 뒤뚱거리며 다가가서는 쪼그리고 앉아 손 내밀며 놀자 한다. 그 진지하고 천진난만하면서 해맑은 표정이 참 행복하다. 그리고 평온하다.
사랑스러움이란 꽃말을 가진 병아리 같은 샛노란 양지꽃이 환하게 피었다. 강을 안고 있는 산머리 양지바른 곳에 노란 방석이 깔려 있는 듯하다. 한 뼘을 넘지 못하는 연약한 줄기에 핀 꽃들은 둥글게 둥글게 옆으로 퍼져 있다. 쪼그리고 앉아 찬찬히 바라보니 귀여운 모습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수술이 많고 지름이 2cm 정도로 작은 꽃이지만 피고 지기를 반복해서 여름까지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이름처럼 햇빛을 담뿍 받고 자란 꽃이라서 한방에서 양기를 북돋는 약용으로 쓰이고 얼굴을 환하게 하는 화장품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한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봄날에 강가에서 양지꽃을 만나면 그 곳이 마르고 따스한 곳이니 잠시 머물러 몸을 녹여도 되지 않을까 한다.
봄 햇살, 노란 것들의 따스함! 어느새 강바람이 스미는 겨드랑이에 시원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