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이 검찰개혁과 관련, 상설특검제 반대 등의 입장을 표명하자 누리꾼들은 13일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라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특히 김 총장이 "검찰만큼 깨끗한 데를 또 어디서 찾겠느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 총장의 발언에도 상당한 개혁 의지가 담겨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누리꾼 "검찰이 과연 깨끗하냐" 집중 성토 = 김 총장은 전날 사법연수원에서열린 강연에서 "검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문제에서 권한과 권력을 쪼개서 남을 주던지 새 권력을 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나 상설특검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총장이 "검찰만큼 깨끗한 데를 또 어디서 찾겠느냐."라고 발언한 것이누리꾼들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김 총장 발언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 대부분은 이발언을 문제 삼으며 "검찰의 개혁 의지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검찰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기관이 어디 있나. 검찰 내부도 뿌리 깊은 연고주의 때문에 썩을 수밖에 없는 건 신문 한 두 번 읽은 사람도알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 말의 뜻은..'검찰만큼 권력에 빌붙지 않은 데 어디 있나', '검찰만큼 뇌물 안 받는 데 어디 있나', '검찰만큼 스폰서 없는 데 어디 있나'라는뜻이지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평소 사회적 논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는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글을올린 누리꾼은 "정말 검찰 조직이 깨끗하다고 생각한다면 검찰 조직보다 못한 다른조직에 대해 과감하게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밝혀 주세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기소 시민참여 이뤄지면 의미 큰 것" = 하지만 김 총장의 일부 발언만을 지나치게 문제 삼으면서 그의 발언에 담긴 검찰개혁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냐는시각도 있다.
김 총장이 강연에서 "지금 수행하는 권력과 권한에 국민의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 맞다.
"라고 말한 것은 미국의 연방대배심이나 일본의 검찰심사회처럼 일반 시민이 기소에 참여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러한 개혁이 이뤄진다면 검찰의 권력 독점 논란을 불러온 기소독점권을없앤다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검찰개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본 검찰을 오래 연구한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시민의 기소 참여를 보장해 정계 거물을 기소케 하는 등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검찰 개혁안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라고 말했다.
박광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외국처럼 검찰의 기소에 시민이 참여한다면 기소독점주의가 아닌 법정 요건에 따라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소법정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시민의 기소 참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검찰 스스로 권력을 어느 정도 내놓고 개혁 의지를 보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개혁의 성공 여부에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