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두려움' 바이러스 대처법

"젊은 세대는 사랑 혹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의지를 지배하잖아요. 삶에 대한 공포라는 바이러스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모던보이'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이지민(36) 씨가 이번에는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청춘물을 선보인다.

 

그의 새 장편소설 '청춘극한기'(자음과모음)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는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자의 청춘을 그린다. 청춘의 로맨스가 아닌 청춘 그 자체를 파고드는 청춘소설이다.

 

출간을 맞아 17일 기자들과 만난 이 씨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아파하는 청춘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청춘물을 쓰고 싶어하는데 확실한 30대 후반이 되기 전에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두운 것을 쓰면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은 때가 온다"며 "이번 소설은 나 자신에게 필요했으며 독자들에게도 그런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누구나 강력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잖아요. 그게 연애일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요. 그 바이러스를 이겨내기도 하고 꺾이기도 하죠.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통해 인생의 중간점검을 하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했어요."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일과 연애, 행복 등에 대한 미련을 버린 지 오래인 여성 옥택선. 어느 날 아무런 기대 없이 나간 과학자와 소개팅을 하고 그를 통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걸리는 순간 상대가 누구든 사랑에 빠져버리는, 치료제도 없는 바이러스에 걸린 택선은 백신 개발을 위해 실험 대상이 된다.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 속에서 그는 비로소 진정한 청춘의 의미를 알게 된다.

 

바이러스를 등장시킨 작품이지만 과학적, 사실적이기보다는 '생활 SF'라는 작가의 표현처럼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냈다.

 

이지민 씨는 "과학자인 언니의 도움을 받아 과학적인 이야기로 쓸 수 있었지만 오히려 현실감과 긴장감이 떨어질 것 같았다"며 "그래서 반대로 우화적으로 꾸며 과학적이기보다는 내면적, 정서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영화 '모던보이'의 원작인 소설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로 2000년 등단했으며 장편소설 '좌절금지' '나와 마릴린', 소설집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등을 펴냈다.

 

268쪽. 1만1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