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도 얼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달리고 있습니다."
선천성 소아마비 2급인 강상훈씨(45·전주시 평화동)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근 전주 남중학교 운동장으로 향한다. 장애인체육대회 육상 종목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100m와 200m, 400m 등 단거리 육상 종목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처음 100m 기록은 20∼25초 정도였는데 오른쪽 무릎까지 마비가 오면서 지금은 29초대 입니다."
'다리가 더 악화 될 수도 있다'는 담당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씨가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각종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면,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부모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겨요. 두 번째는 장애를 극복하고 스스로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강씨는 부산과 서울을 거쳐 지난 1978년부터 전주에서 살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산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고 이후 캐나다로 입양 보내지려고 했다는 사실만 알뿐, 부모님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처음에는 원망도 많이 했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지금은 낳아주신 부모님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꼭 한번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요."
지난 1990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매일 4시간씩 운동하고 집에 돌아오면 왼쪽 무릎 통증에 시달리지만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스를 붙이거나 약을 바르지 않으면 통증이 심해 잠을 잘 수 없지만 포기할 수가 없어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멈출 수가 없어요."
기초생활수급자인 강씨는 매달 약값과 아파트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생활비도 빠듯하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장애인 시설 등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 인후동에 있는 중중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다가 최근 그만두고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어요. 남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랑 나눔 전도사가 되는 게 꿈이예요."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장애인 체육대회에 전북대표로 출전하는 그는 "장애는 몸이 불편할 뿐 정신과 마음이 불편한 것은 아니다"며 "부모님을 만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