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수옥翁의 '아름다운 기부'

한수옥옹(翁)이 전북대에 40억 원 상당의 전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지역과 국가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에 써 달라는 뜻에서다.

 

도내 대학에 대한 기부금 중 최고의 액수라는 점에서 뿐 아니라 지역 기업인의 뜨거운 향토 사랑이라는 점에서 훌륭한 일이다.

 

우리는 한옹의 숭고한 뜻에 경의와 함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나아가 한옹의 아름다운 기부가 열매를 맺어 전북대가 지역인재의 산실로 우뚝 서주길 기대한다.

 

정읍 산내면 출신의 한옹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젊은 나이에 빈 주먹으로 전주에 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성실과 근면으로 부를 일궜다. 연탄공장을 경영하고 신협 이사장, 전주상공회의소 초대 사무국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또 BBS 전북연맹 회장으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장학사업에 뜻을 둬 1986년부터 60여 명의 학생에게 혜택을 줬다. 그렇게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지만 자신에게는 지독히 인색했다. 옷도 한번 사면 헤어질 때까지 입었고 승용차도 없이 버스만 골라 탔다.

 

한옹은 24일 기탁식에서 "평생 기업을 하면서 모은 재산을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쓴다는 것이 무엇보다 값진 일이라 생각해서 모든 재산을 전북대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북대는 그의 호를 딴 '청정(靑汀) 장학기금'을 별도로 운영해 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한옹의 기부는 몇가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는 점이다. 지역이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힘들게 살다보니 기부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기부를 한다해도 서울의 유명대학 등에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기부과정에서 부인이나 자녀 등의 반대로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넘긴 고귀한 결정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또 지역대학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지방대학은 오래 전부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인재들이 대부분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고 우수한 교수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대학을 나오면 취업에도 불이익을 받아 악순환의 고리는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때 기부를 통해 대학에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결단이다. 숭고한 뜻이 도내 다른 대학에도 확산돼 아름다운 기부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