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계해야 할 소지역주의 투표

6.2 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후보자들은 막판 부동표 흡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초의원 선거가 뜨겁다. 모두 173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는 450명이 등록, 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내적으로는 다른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하다.

 

유권자 집에 숫가락과 젓가락이 몇개 있는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고 밀접한 데다 중선거구제로 치러지는 선거의 특성상 공간적 무한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내 거의 모든 기초의원 선거구마다 숨막히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애타는 심정과는 달리 유권자들은 냉랭하다.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나 정책, 공약 등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으려 한다. 오로지 자신의 지역 출신이 누구인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이 때문에 중선거구제인 기초의원 선거가 대표적인 소지역주의 선거로 흐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거감정이 사납고 반목과 갈등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6개 면 지역에서 3명을 뽑는 어느 기초의원 선거구의 경우를 보자. A와 B면에서 각각 2명, C와 D면에서 각각 1명씩 모두 6명이 출마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선거운동은 정책·인물 등에 관계 없이 단순하다. 촛점은 후보가 없는 2개 면 지역을 어떻게 공략할 것이가이고, 당락의 변수는 두명 출마한 지역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이런 현상은 유권자 표가 같은 지역 출신 후보한테 몰릴 수 밖에 없는 소지역주의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기초의원 선거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치러지고, 실제 투표 결과도 소지역주의 성향이 그대로 투영된다.

 

선거가 이런 식으로 치러진다면 선거의 의미는 없게 된다. 기초의원은 지역의 여론을 수렴해 시·군정에 반영하고, 집행부의 행정행위를 감시 견제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 아울러 수천억에 이르는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제정하며 행정사무 권한이 부여된 주민대표 기관이다.

 

이런 역할을 수행할 만한 능력 있는 인물을 뽑지 않으면 적당히 집행부와 타협하면서 잇권이나 개입하고 주민 보다는 국회의원 눈치를 먼저 보면서 거드름을 피울 지도 모른다.

 

유권자에게 묻는다. 이런 데도 단순히 우리 지역 출신이냐, 아니냐로 후보를 선택할 셈인가. 당장은 유권자 성찰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거구제를 소선거구로 바꿔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