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부안군수

◆ 자치행정

 

'사회적 갈등과 혼란인가, 주민자치의 승리인가?' 라는 핵폐기장 찬반 구도가 수면아래 잠복하고 있는 부안. 과거의 상처를 주민참여자치의 역량 강화로 이어가려는 노력이 아쉽다.

 

세 후보 모두 공약이 일반적인 선언에 그쳤다.

 

장학웅 후보는 도전자답게 전 현직 군수 후보자보다 많은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유대강화, 국책사업 투명성 보장, 자율성과 창의성 존중 등은 그럴듯한 문구만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김호수 후보는 군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공직분위기, 소통하는 군정, 군민 화합 등의 방향을 내걸었다. 공무원 스터디 그룹의 활성화는 다른 지역 사례를 잘 참고하고 군수가 의지를 보이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세부 사업이 제시되지 않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현직 출신이어서 행정시스템과 정보, 통계 접근에 유리함에도 수준 이하의 공약을 제시해 실망스럽다.

 

김종규 후보는 행정실명제와 계층별 자문위원회를 내걸고 지역여건을 고려한 세부사업도 제시했다. 정책담당자와 참여자의 실명과 의견을 기록 관리함으로써 공무원의 책무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것은 참신하다. 그러나 예산제도 개선이라든지 사회적 갈등 해소와 같은 중요한 의제에 대해 언급이 없다.

 

◆ 지역경제

 

새만금과 농업·농촌 공약이 두드러졌다. 새만금에 대한 기대 심리가 과도하고, 개발 시기와 관련한 분석이 보이지 않아 대부분 임기내 달성이 어려운 사업이다. 새만금 개발에 얹혀가는 것이 아니라 부안의 자원과 특성을 살린 지역발전에 대한 전략부재가 아쉽다. 농업 분야는 타 시군에 비해 공약이 풍부하다.

 

김호수 후보는 이미 좋은 성과를 얻은 뽕 산업을 연계한 특산물 개발과 향토 산업 육성을 내걸었다. 새만금 관련 공약은 거의 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아직 새만금에서 군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새만금 인근 해양환경의 변화에 따른 지역경제의 변화 관련 사업 발굴이 아쉽다. 현직 군수후보 치고는 신규 사업 발굴이 너무 부족하다. 농산물유통사업과 특화품목 및 부안 쌀 등의 명품화, 저온저장고 등을 패키지화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공약개발이 아쉽다. 향토 산업 만들기 사업 같은 공약은 목표나 이행방법이 아주 불명확하다.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에 기업 유치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전략과 계획이 없어 실현 가능성은 아주 낮다.

 

김종규 후보는 아소팜리조트 제휴, 조경산업 특구 등의 신규사업이 신선하다. 다만 해외 사례의 국내 도입은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조경산업특구도 정읍시 등 경쟁 지역과 차별성이 요구된다. 사회적 공기업, 공동체 사업으로서 친환경 농산물 기업 및 부안 음식프랜차이즈 기업 등 기업 설립 및 육성을 제시했다. 이는 주민화합 내지 역량의 강화 같은 전제없이 추진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거나 사업을 그르칠 가능성이 많다. 타당성은 높지만 보완할 부분이 많다. 또한 총 1000억 규모의 부안 건강팜 랜드는 부안 농업발전과 연계성이 낮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33개 유치는 군 유휴지 제공 이외의 구체적인 전략과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

 

장학웅 후보는 공약으로만 보면 도지사나 국회의원 후보다. 새만금 사업에 청와대를 언급하며 여당 후보임을 과시하거나 새만금 산업단지 조기착공, 국제물류단지 거점 새만금항 구축을 내걸었다. 대표적인 베껴쓰기 헛공약이다. 재원조달, 이행방법, 우선순위 등이 전혀 없어 공약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농업공약 또한 아이디어 수준의 구상에 불과하고 업무의 중복성이 많아 추진 자체가 힘들 가능성이 많다.

 

◆ 교육·복지·여성

 

전반적으로 무성의하고 부실한 공약들이다.

 

김종규 후보는 아동, 청소년, 노인, 다문화가정 복지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상당수가 이미 시행되는 사업이거나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뒤따르지 않아 공약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또한 중앙정부나 전라북도 차원의 사업과 혼동하고 있다. 노인연금이나 복지연금은 중앙 정부가 할 일이고 돌보미콜센터는 이미 전북도에서 운영 중인 중복사업이다.

 

장학웅 후보는 공약이라 할 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 민간 봉사단체장인지 군수인지 혼동하고 있다.

 

김호수 후보의 공약은 농촌의 현안을 다각도로 반영했다. 하지만 노인복지관, 청소년 수련원, 다문화가정 종합지원센타 등 기관 설립이나 시설건립 공약이 많아서 향후 시설 운영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이 뒷받침될지 의문이다. 사업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취약계층 주택 전기시설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화된 주택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공약이다. 그러나 예산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 후보 모두 갯살림의 중심이자 농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성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 통틀어 다문화가정 지원 공약이 전부다. 이마저 지역현실 분석이 없어 목표가 불분명하고 추진방법과 재원계획이 뒤따르지 않았다.

 

김호수 후보는 다문화가정 복지서비스 및 종합지원센터 설립을, 김종규 후보는 다문화가정의 일자리, 취업설계, 언어교육 지원을 제시했다. 공약 선정의 배경이나 현실분석이나 세부적인 추진계획이 없어 사업의 명칭만 나열하고 있다.

 

교육 분야는 '친환경 무상 급식'이 중심이다.

 

김종규 후보의 유아에서 고교까지 무상교육 실현 공약은 무너져가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 100% 확대는 학교현장에서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다. 학생의 학습능력 및 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특화 산업과 연계해 대학에 가지 않고도 직업을 얻을 수 있게 한다는 '마이스터 양성 청소년 비전 스쿨 설립'은 창의성이 우수하다. 방과후 학교를 활용한 '부안 인문학 교육기관', '청소년 창작교실' 등은 꼼꼼한 운영계획이 뒤따르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예산 타당성 확보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에너지 산업기술대학교 유치' 공약은 부안군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에는 힘든 공약이며, 내용 타당도와 구체성이 낮다.

 

김호수 후보는 '부안 꿈나무 해외 어학연수 지원', '나누미 근농장학금 확대 지원'은 기존 사업의 재탕 공약이다. 군내 장학 정책을 종합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성화 고교 및 기숙형 명문고 육성', '부안 청소년수련원 건립' 공약은 내용의 체계성과 구체성, 적시성 등이 제시되지 않아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장학웅 후보의 '장학숙 마련' 공약은 많은 예산을 수반하는 사업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환경을 고려해 인근 시군과 공동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 문화·관광·환경

 

부안은 새만금의 영향으로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모든 후보들이 새만금 관광개발 공약을 제시했으나 현재 상황에선 임기내 이행이 불가능한 공약이다. 스토리텔링, 방조제 명소화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김호수 후보의 줄포권역 관광단지 조성 공약은 줄포습지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개발에 치중한 사업이다. 변산 마실길 조성 공약과 신재생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공약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거나 민간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새로 포장한 것이다. 각종 도로 건설 추진은 해안도로 확대 포장으로 해안경관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난개발과 경유 마을의 슬럼화를 가져올 수 있다. 매창공원 확대 조성, 부안읍 소도읍 육성, 진서면 곰섬 체련공원 조성 등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라기보다는 전시성 공약으로 보인다.

 

김종규 후보가 내건 새만금조경산업특구 조성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어떤 내용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예산이 1000억 원이나 되는 큰 사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누에타운특구 완성 공약은 이미 잘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다시 포장한 수준이다. 유휴 저수지의 수면 태양광 단지 조성은 시설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선도 사업으로는 참신한 공약이다.

 

정학웅 후보는 타당성이 있는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

 

문화 부문에선 김종규 후보의 해양인문학 축제와 김호수 후보의 새만금 간척사 박물관 건립이 눈에 띈다. 최근의 변화를 기록하자는 타당성도 높고, 지역의 문화발전에 꼭 필요한 시설이다. 바다, 산, 들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는 꼭 정리하고 기록해야 할 유산이다. 경제적인 효과만이 아니라 부안의 문화적인 자긍심을 높이는 정책이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