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서북단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는 지난 21일부터 9일 일정으로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스팅과 카를로스 산타나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아랍권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 공연에서 유독 문제가 된 가수는 엘튼 존.
모로코의 최대 야당이자 이슬람주의 정당인 정의개발당(PJD) 측은 "엘튼 존은 동성애적인 행위로 유명하고, 이를 옹호하기까지 한다"며 "우리는 열린 정당이지만, 동성애를 부추기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그의 공연을 반대했다.
이 정당의 엘튼 존 공연 거부는 이달 중순 이집트 당국이 그의 콘서트를 불허하기로 결정한 데서 탄력을 받았다.
이집트 내 외국 가수의 공연 여부를 결정하는 단체인 음악가 조합은 "예언자 '에이사(예수)'가 동성애자였고, 중동 국가들에 성적 자유를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동성애자의 공연을 허락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슬람은 예수를 여러 예언자 중 한 명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모로코 왕실과 정부, 팬들의 후원을 받은 뮤직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음악가의 창조적 활동과 그의 사생활은 분리되어서 고려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음악가를 섭외할 때 사생활 문제를 고려치 않았다"면서 엘튼 존의 공연 초청을 밀어붙였다.
26일 밤 공연장에 모인 수만 명의 팬은 엘튼 존의 감미로운 음악에 열광했으며, 공연 과정에서 소요나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라바트의 하산 암라니 주지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