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주주의 실현, 6·2지선부터 - 문명수

문명수(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

 

2010년 5월의 마지막 날,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정세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지난 3월26일에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의 아픔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각인시켜 주었고, 남북간 긴장감은 최고조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6월 2일 치러질 제5회 전국지방동시선거다.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1952년에 제1회 지방선거가 실시되어 1960년 제3회 지방선거까지 치러졌으나,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인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91년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30여년 만에 민선시대가 부활했다.

 

95년에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광역의원과 광역단체장,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등 4대 선거가 실시되어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최근 유권자들의 관심이 너무 낮은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거리에는 후보자를 알리는 형형색색의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유세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선거 로고송이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이로써 선거 기간임을 실감케 하고 있으나 선거 분위기는 살아나지 않아 왠지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거 무관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아닌가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민선단체장 4명중 한명이 구속됐다고 한다.

 

이는 당사자 자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권자들의 무관심, 그리고 지연·혈연·학연에 이끌린 투표 행태에 일부 책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잘못된 투표의 피해가 고스란히 유권자인 우리에게 되돌아옴을 봤을 때 국민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1인 8표제로 치러진다.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행정과 교육을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중요한 날이다.

 

우리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한번에 8명을 뽑다 보니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 정치 혐오까지 더해져 선거에 관심이 더 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선거에 적극 참여해 참 일꾼을 뽑아야 할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유권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를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면 일정한 지역의 주민들이 자기 지역의 일을 스스로 처리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동네, 우리 지역 후보자의 자질은 어떤지, 도덕성은 있는지, 공약은 선심성은 아닌지, 현실성이 있는지 당장 선거공보를 펴놓고 살펴보자.

 

그리고 6월 2일엔 반드시 투표장에 가서 맘껏 우리의 권리를 누려보자.

 

지방자치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지 15년이 됐다.

 

이젠 우리도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성숙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룰 때가 된 것이다.

 

러시아의 시인인 네크라소프는 말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이다.

 

조국의 문제에 슬퍼하거나 노여움을 갖는 것처럼 지방살림에도 애정을 갖자.

 

"찍을 사람이 없다"고 푸념만 하는 가운데 정말 많은 것들이 왜곡될 수 있음을 깨닫자.

 

제아무리 바른 양심이 갖춰진 시민이더라도 참여하지 않고 방관할때 우리 지방살림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문명수(전라북도의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