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아! 젊은 창극, 얼씨구 대학창극! - 윤명원

윤명원(단국대 국악과 교수)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10월 초순이 되면 활짝, 그 소리의 꽃이 만발 할 터이다. 이 때에는 어김없이 젊은 대학생들이 꾸미는 대학창극이 야외놀이마당의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 수 천여 명의 관객들과 만나 창극의 밝은 미래와 새로운 비젼, 그리고 창극의 희망을 노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 창극축제가 소리축제의 한 행사로 출발 한 것이 2004년도의 일이니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하는 것이다. 행운의 7년을 맞아 이 행사의 현주소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 때 당시 일부 대학을 빼고는 대학생들이 창극공연을 한다는 생각은 감히 엄두도 못 낼 큰일이었다. 대학창극의 개념도 채 없었을 때인데, 그래도 뜻있는 4~5개 대학들이 용기를 내어 창극공연을 실행에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참가 대학과 참가작품은 상당수에 이른다. 그 공연 무대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실내 무대에서 이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놀이무대로 옮기게 되는 변화가 있었다.

 

역사가 100년이 넘었다고 자부하는 창극의 공연은 그 오랜 역사만큼 빛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오늘날 뮤지컬과 난타 등 서양식 공연물이 누리고 있는 인기와 흥행에 비하면 창극의 현실은 어둡다. 이른바 창극은 '현대적 진화'라고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하겠다.

 

최근 국립창극단의 국가브랜드 공연 '청'은 비교적 전통창극 영역에서 탈피하여 현대창극에로의 탈바꿈을 시도한 좋은 사례가 아닌가 한다. 앞으로 창극은 소재와 공연양식, 기획 홍보 등 면에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나감으로써 우리 시대에 가장 앞서가는 공연예술로 우뚝서야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에게 애호되는 공연예술로 거듭나야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볼 때 소리축제의 한 축으로서, 실험정신에 충실한 대학창극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마음 든든하고 훈훈한 일로 여겨진다. 대학생들의 끼와 열정, 재치와 발랄함, 창의와 반전 등을 높이 살만하다. 판소리가 중심이 되는 소리축제의 정체성하고도 완전하게 일치하는 젊은 창극, 대학창극에 갈채를 보내고 싶다. 종합예술로 완성되는 창극이 주는 매력은 일체감이요, 조화감이다. 판소리의 멋을 보다 폭넓게 소화하여 세련된 극예술로 거듭나는 묘한 매력이 특장점이다.

 

반면 악가무일체적 특징을 지닌 음악극, 연극, 무용, 미술, 음악 등 여러 예술이 함께 만나 어우러지는 총체극으로서의 창극은 그 준비시간과 노력, 인적, 물적 소요와 비용이 엄청나다. 이와 같이 제작상의 어려움으로 많은 창극공연이 활발치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모처럼 소리축제 속에서 자리한 젊은 창극, 대학창극도 예외는 아니다. 봄날에 피어오른 노오란 개나리 꽃잎처럼 화사한 대학창극은 아마도 지금 판소리를 사랑하고 창극을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할 때이다. 아! 젊은 창극, 얼씨구 대학창극! 활짝 그 날개를 펴고 훨훨 날기를 바란다.

 

/윤명원(단국대 국악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