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음료수 한 병 마시고 나서 근처에 쓰레기통이 없으면 후미진 곳에 빈 병을 던지고 싶어진다. 많은 이들이 기초질서는 모범생 같은 마음가짐을 가져야 지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질서 지키봐야 자신만 손해라는 법질서 경시 풍조도 만연해 있다. 그러다보니 단속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커지기 마련이다.
웰빙시대라고 한다. 건강에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것을 구경하느라 많은 이들이 무던히 애를 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 주변을 대한다면 서로의 삶의 질이 확연히 드높아질 것이다. 웰빙을 원하는 각자의 마음, 그리고 쾌적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소박한 에티켓은 모두를 위한 웰빙의 기반이 될 것이다.
기초질서는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언젠가 돌아오는 우리 자신을 위함임을 서로 알고 지켜가야 한다. 안 되는 학습이라도 3일만 참고, 10번만 반복하면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쓰레기 버리는 습관, 담배꽁초를 버리는 습관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또 전염병만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선 잘 안 지켜지는데, 외국만 나가면 잘 지켜진다는 것이 기초질서다. 지하철에서 두 줄 서기, 화장실에서 한 줄서기가 이미 우리 몸에 자연스럽게 베어 있다. 그러한 영역이 하나하나 차근차근 넓혀진다면 더불어 사는 세상이 보다 살기 좋을 것이다.
공중장소는 더 이상 공중장소가 아닌 예술에 가까운 경지로 개선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침 뱉지 않고 싶을 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 거리도 만약 기초질서를 외면한다면 얼마안가 지저분하게 변할 것임은 뻔한 이치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같이 해야 가치 있게 빛날 수 있는 곳,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곳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최효진(고창경찰서 경무과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