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시민운동 대중과 접속하며 새롭게 거듭나야"

"독재시대가 있었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6월 항쟁으로 1987년 체제라는 과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97년 체제가 등장했지만 이는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해 신보수체제인 MB정부가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이 신보수 역시 87년 이후의 체제처럼 과도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또 다른 방식의 민주주의가 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10일 오후 7시 전주시 풍남동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열린전북 공동주최로 열린 1987년 민주항쟁 23주년 기념 강연에는 8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2010년 돌아보는, 한국민주주의의 현단계적 도전과 과제들'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 사회는 MB정부 등장 뒤 민주주의의 새로운 사이클로 이행하는 시기에 접어들었고 이를 '포스트-민주화'시대로의 변화라고 부른다"며 "포스트-민주화 시대는 민주 대 반민주 또는 개혁 대 반개혁으로 환원할 수 없는 새로운 의제들이 생겨나고 있어 87년 6월 민주항쟁의 정신도 새롭게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지금 시민사회운동이 준비해야 할 과제는 저항의 풍부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며 "촛불 집회 등으로 전면에 나선 젊은이들과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시민들의 의식을 어떻게 수렴하고 반영하느냐, 이것이 지금 고민해야 할 과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중앙정치를 중심으로 하는 운동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고 이런 측면에서 지역과 지방의 재발견이 필요하다"며 "지역 풀뿌리 수준에서 진보적, 개혁적 시민사회운동이 폭넓게 뿌리내리면서 풀뿌리 보수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생활세계 영역에서 보수성을 극복하기 위한 진보적 생활세계운동, 진보적 사회경제 운동의 심화 역시 현 시기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등 진보적 민생의제와 사회경제적 의제들이 대중적인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복지프레임과 생활정치 프레임이 대중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제 시민운동은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심층취재형 운동으로 변화하는 2단계 시민사회운동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그간 시민운동 단체들의 지적역량은 상근활동가와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지성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외부에 있는 대중들의 다양한 정보와 의견, 아이디어를 끌어들이는 등 '접속'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