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에서 장수마을로 알려진 동계면 구미리 귀주마을에 630년전에 만들어진 특별한 우물이 화제다.
수심이 약 5m인 이 우물에는 영험한 기운이 있어 이 물을 마시면 어린이는 머리가 좋아지고 어른들은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실제로 조선시대때 이 마을에서 과거시험 합격자가 40여명이나 배출됐을 만큼 이 마을에서는 그 효험에 대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이 우물에는 전라북도 지정문화재인 '고려직제학 양수생 처 열부이씨려'의 주인공 이씨부인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와 관심을 끈다.
고려 우왕 시절 이씨부인은 남편 양수생이 죽은 후 개가를 거부하고 수절하면서 남원 교룡산 아래서 살다가 나무로 만든 세 마리의 매를 화살 끝에 매달아 쏘아서 떨어진 곳인 현재의 귀주마을로 옮겨와 정착해 아들 양사보를 훌륭하게 키워 가문을 잇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이씨 부인의 꿈에 선인이 나타나 점지한 곳으로 가보았더니 지금의 우물이 있었다는데, 마을 사람들이 이 우물을 마시게 되면서부터 무병장수하게 됐고, 특히 이씨 부인의 아들 양사보와 그의 후손 남원 양씨들은 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한 명문가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보물 제725호인 '남원양씨 종중문서'를 관리하고 있는 종부 김인영씨(78)는 "이 우물과 종가집 뒤에 있는 '홍죽(紅竹)'이라 불리는 붉은색 대나무의 영험한 기운이 가문은 물론 마을을 번영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향토사학자 윤영신씨(72)는 "옛부터 집터와 물이 좋아야 그 집안에 인물이 난다"며 "특히 기가 나오는 영험한 물은 수백년이 지나도 이끼가 끼지 않는 법인데 이 곳의 우물이 바로 그러하며 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들 숫자대로 자라난 홍죽과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에 해당되는 종가 뒤에 자리한 남원 양씨 집안의 분묘들 또한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